유가 상승추세 속 호르무즈 해협 —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하 사이의 줄타기

유가 상승추세 속 호르무즈 해협 —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하 사이의 줄타기

유가 상승추세 속 호르무즈 해협 — 인플레이션과 금리 인하 사이의 줄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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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가가 고점을 높이고 있다. 저점도 높아지고 있다. 교과서적 상승추세다.

그런데 시장은 반등하고 있다. SPY가 200일 이동평균선 부근에서 튀어올랐고, 나스닥도 버티고 있다. 유가가 오르는데 주식도 오르는 이 조합이 오래갈 수 있을까. 제가 보기에는 지금 시장이 하나의 핵심 변수를 과소평가하고 있다.

호르무즈 해협이라는 톨게이트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유료 도로로 바꿔놨다.

통과하려면 진입에 200만 달러, 출항에 200만 달러. 지난 24시간 동안 14척이 통과했으니 대충 3,000만 달러가 이란의 주머니로 들어간 셈이다. 평상시 하루 130척이 오가던 해협이다. 다시 정상 운항으로 돌아가면 이란이 하루에 벌어들이는 금액은 5억 달러를 넘길 수도 있다.

이게 단순히 지정학 뉴스가 아니다. 글로벌 물류 비용의 구조적 변화다. 원유 운송 비용이 올라가면 최종 소비자 가격에 전가되고, 그건 인플레이션 압력으로 직결된다.

트럼프의 부활절 메시지와 시장의 반응

트럼프 대통령이 부활절에 올린 메시지가 있다. "해협을 열어라. 아니면 지옥에 살게 될 것이다." 처음 봤을 때 가짜뉴스인 줄 알고 직접 검색해서 확인했다. 진짜였다.

시장에서 중요한 건 수사의 강도가 아니라, 이 상황이 어디로 향하는가다. 이란은 전면적 전쟁 종결을 원하고 있고, 미국은 그 조건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 양쪽 입장이 정면으로 충돌하고 있기 때문에 단기간에 협상이 타결될 시나리오는 솔직히 잘 그려지지 않는다.

"23주면 끝난다"는 말이 나오고 있지만, 23주를 계산하면 4월 말에서 5월 초다. 공교롭게도 그때쯤 연준 의장 교체가 맞물린다.

파월에서 월시로 — 금리 인하 시나리오

5월 중순이면 월시 신임 의장이 취임할 가능성이 높다. 행정부 쪽에서는 월시가 취임하면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기대가 강하게 돌고 있다.

여기서 문제가 생긴다.

유가가 높은 상태에서 금리를 인하하면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될 가능성이 크다. 호르무즈 해협의 새로운 "통행료"가 에너지 가격을 구조적으로 끌어올리고 있는데, 거기에 금리 인하까지 더해지면 물가는 다시 통제 불능 영역으로 갈 수 있다.

제가 생각하는 시나리오는 이렇다. 이란 상황이 "마무리"될 때까지 시간을 벌면서, 그 사이 연준 의장 교체를 완료하고 금리 인하를 시작하는 것. 지정학 이벤트가 금융 정책 일정과 맞물려 돌아가고 있다는 얘기다. 우연이라고 보기엔 타이밍이 너무 절묘하다.

투자자가 지금 봐야 할 것

유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는 부정할 수 없다. 고점과 저점이 모두 높아지는 전형적인 상승 패턴이다. 이게 주식 시장에는 이중적인 의미를 가진다.

에너지 섹터에는 좋은 소식이다. 하지만 소비재, 운송, 항공처럼 에너지 비용에 민감한 섹터에는 마진 압박으로 작용한다. 그리고 전반적인 인플레이션 기대가 올라가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더라도 시장이 그 효과를 온전히 누리기 어렵다.

지금은 낙관도 비관도 아닌, 준비의 시간이라고 본다. 이란 상황의 전개, 월시 취임 후 첫 FOMC, 그리고 유가의 다음 저항선 — 이 세 가지가 동시에 5월에 몰려 있다. 한 달 안에 시장의 방향이 결정될 수 있는 변수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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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교 Finance & Economics 전공. 증권사 리포트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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