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2월 28일, 달러는 어떻게 꺼졌나 — 사상 최대 중앙은행 골드 러시의 시작
2022년 2월 28일, 달러는 어떻게 꺼졌나 — 사상 최대 중앙은행 골드 러시의 시작
전화 한 통으로 사라진 3,000억 달러
2022년 2월 28일 모스크바의 한 정부 사무실에서 전화벨이 울리는 장면을 종종 떠올린다. 러시아 중앙은행이 20년간 쌓아둔 외환보유고 3,000억 달러가 그날 사라졌다. 압수된 것도 아니고, 별도 동결 명령이 있었던 것도 아니다. 그냥 전원이 꺼졌다.
리야드, 바르샤바, 뉴델리의 정책 결정자들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러시아한테 일어났다면, 우리한테도 일어날 수 있다."
내 관점에서 이날이 현대 통화사의 진짜 분기점이다. 이후 4년간 벌어진 일은 명확하게 "사상 최대의 주권국가 금 매입 러시"라고 부를 만하다.
안전자산의 정의가 바뀐 날
미국 달러는 모든 중앙은행이 가장 안전한 자산이라고 믿었던 종이였다. 2022년 2월 28일 이전까지는. 그날 이후로 달러는 "당신 것"이 아니라 "당신이 미국 정부 비위를 거스르지 않는 동안만 당신 것"이라는 사실이 명백해졌다.
이 깨달음 앞에서 중앙은행이 갈 곳은 사실상 하나뿐이다. 외국 정부가 동결할 수 없는 자산, 즉 자기 나라 금고에 보관된 금. 유럽 국가들이 뉴욕 연준에 맡겨둔 금괴를 본국으로 가져오기 시작한 이유도 같다. "내 금고"가 핵심이다.
가격이 그 그림을 확정한다. 2022년 2월 금 1온스는 약 1,800달러였다. 2026년 올해 고점은 5,589달러. 약 3배 상승이다.
첫 번째 거대 매수자: 중국
녹취 시점 기준 18개월 연속으로 중국 인민은행(PBOC)은 금을 사들이고 있다. 공식 보유 비중은 외환보유고의 약 10%지만, 실제 보유량은 발표치보다 훨씬 많다고 본다.
근거는 단순하다. 작년 전체 중앙은행 금 매입의 57%가 비공개 매입이었다. 그 비공개 매입을 가장 많이 할 것으로 의심되는 국가가 중국이다. 아이폰, 전기차, 태양광 패널을 팔아 번 달러를 조용히 실물 금으로 바꾸고 있다는 뜻이다.
두 번째 매수자: 폴란드 — "국가안보"라는 단어
폴란드는 공개 매입 기준으로 가장 공격적이다. 폴란드 중앙은행 총재는 올 1월 금 매입의 이유로 "국가안보"라는 표현을 썼다. 재무 라인의 인물이 장군처럼 말하는 건 흔한 일이 아니다.
폴란드가 우크라이나 옆에 붙어 있다는 점을 떠올리면 톤이 이해된다. 2022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가장 가까이서 본 NATO 동맹국이 금을 사들이며 "국가안보"라고 말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거시 신호다.
세 번째 움직임: 페트로달러를 만든 사우디가 빠지고 있다
1971년 닉슨이 달러의 금 태환을 끊은 직후, 미국은 사우디아라비아와 거래했다. "원유는 달러로만 결제하라. 대신 보호해주겠다." 이게 페트로달러의 출발이고, 지난 50년간 글로벌 금융 시스템의 토대였다.
사우디는 공식적으로는 금을 매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나 스위스 산업 분석가들이 추적한 데이터에 따르면, 사우디는 최근 몇 년간 스위스에서 약 160톤의 금을 수입했다. 규모상 중앙은행 금고로 흘러간 것으로 보는 게 합리적이다.
페트로달러의 설계자가 조용히 달러를 금으로 바꾸고 있다는 사실이 더 큰 뉴스다.
긴 꼬리: 22개국의 동시 매입
작년 한 해에만 22개 중앙은행이 공식적으로 금 매입을 보고했다. 폴란드, 카자흐스탄, 인도, 가나, 브라질, 인도네시아. 자원수출국 비중이 압도적이다. 원유, 석탄, 광물을 팔아 받은 달러를 전통적으로는 미국 국채로 돌려보냈는데, 이제는 일부가 금으로 가고 있다.
골드만삭스 데이터에 따르면 2022년 이전 중앙은행 평균 매입량은 월 17톤이었다. 2022년 이후로는 월 60톤. 거의 4배다. 4년 가까이 이 페이스가 유지되고 있다. 현대 통화사에서 처음 있는 일이다.
앞으로 어디로 가는가
세상이 무너지는 게 아니라 회전하고 있다고 본다. 순수 달러 시스템에서, 달러가 여전히 가장 크지만 더 작은 비중을 차지하는 다극 시스템으로. 그 빈자리를 어떤 자산이 메우는지가 향후 5년 거시 트레이드의 핵심이다.
내 결론은 단순하다. 5,000년간 가치를 유지해온 자산이 이런 거시 환경에서 가장 매력적인 후보다. 지난 5,000년이 다음 5,000년을 보장하지는 않지만, 적어도 2022년 2월 28일 이후 모든 중앙은행이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는 사실은 가볍게 볼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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