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바꾸는 글로벌 시장의 판도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바꾸는 글로벌 시장의 판도
유조선 통행량 90% 감소. 글로벌 석유 소비의 5분의 1이 막혀 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단순한 지정학적 갈등을 넘어 에너지 시장 전체를 흔들고 있습니다. 올해 2월 미-이스라엘 공습 이후 상황은 급격히 악화됐고, GPS 교란과 '다크 베슬' 전술까지 동원되면서 미 해군의 호위 작전마저 쉽지 않은 상황입니다.
어떻게 여기까지 왔나
올해 초만 해도 시장의 관심은 미-중 무역 관계에 집중돼 있었습니다. 관세 불확실성이 최악의 국면을 지났다는 낙관론이 퍼졌고, 실제로 미-중 무역 협상은 진전을 보이며 정상회담 가능성까지 열렸습니다.
그러나 중동은 다른 방향으로 움직였습니다.
2월 미-이스라엘 공습으로 이란 최고지도자가 사망하면서 상황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새로운 지도자는 가족을 잃은 당사자로, 쉽게 물러설 인물이 아닙니다. 이란 외무차관은 "대규모 확전"을 경고했고, 실제로 호르무즈 해협 봉쇄는 현실이 됐습니다.
봉쇄의 실질적 영향
상업 유조선 통행량이 90% 이상 급감한 것은 단순한 수치가 아닙니다.
이 봉쇄는 글로벌 석유 소비의 약 20%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해상보험 시장에서는 불가항력 조항이 발동되고 있습니다. 에너지 시장 프리미엄은 급등했고, 방글라데시와 인도 일부 지역에서는 이미 석유 배급제가 시작됐습니다.
제가 주목하는 건 이 상황의 지속 기간입니다.
트럼프 행정부는 "1~2주 안에 끝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란은 휴전을 요청하지 않았고, 오히려 "전쟁은 다시는 일어나지 않을 방식으로 끝나야 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예멘도 참전했고, 걸프 국가들의 석유 파이프라인까지 공격받고 있습니다. 이란의 협상 조건도 강경합니다—미국과 이스라엘 대사 추방, 위안화 결제 전환 등을 요구하고 있죠.
시장에 드리운 인플레이션 그림자
이 상황이 1~2주가 아니라 한 달, 석 달로 길어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유가가 현 수준에서 장기간 머무르면 인플레이션 우려는 급격히 커집니다. 가솔린 가격 상승은 소비 위축으로, 소비 위축은 고용 악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최근 경제 지표가 양호했던 만큼—PMI 강세, 소매판매 호조, 고용 반등—이 흐름이 유가 충격으로 꺾이는 시나리오가 가장 위험합니다.
현재 유가의 경로는 명확해 보입니다. 하락 시 공격적 매수세가 들어오는 구간이라, 풀백이 올 때마다 반등하는 패턴입니다. 이건 호르무즈 해협 상황이 해결되기 전까지는 바뀌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앞으로 주목해야 할 것
결국 가장 중요한 변수는 시간입니다.
IEA(국제에너지기구)의 전략비축유 방출 발표가 예정돼 있고, 이것이 단기적으로 시장에 안도감을 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해협 봉쇄—가 해결되지 않는 한, 에너지 프리미엄은 유지될 겁니다.
제 포지션은 이렇습니다. 유가와 달러에 대해서는 단기 강세 관점을 유지하되, 해협 상황이 해소되면 즉시 전환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아무도 그 시점을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지정학적 리스크 지수가 78을 기록하고 있는 지금, 공격적인 방향 베팅보다는 양방향 포지션으로 불확실성에 대비하는 것이 현명해 보입니다. 휴전이 오면 시장은 폭등할 겁니다. 하지만 그때까지 얼마나 걸릴지, 그 사이에 얼마나 많은 경제적 피해가 누적될지—이것이 지금 투자자들이 풀어야 할 가장 어려운 방정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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