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Global vs J&J — 해자가 있어도 가격이 맞아야 한다
S&P Global vs J&J — 해자가 있어도 가격이 맞아야 한다
규제 해자와 브랜드 해자. 둘 다 경쟁자가 쉽게 넘볼 수 없는 사업이다. 그런데 같은 '해자'를 가진 기업인데, 하나는 매수 기회이고 하나는 매도 신호라면?
S&P Global(SPGI)과 Johnson & Johnson(JNJ)을 나란히 놓고 이 질문에 답해보려 한다. 두 기업 모두 최근 모닝스타와 포브스의 분석 리스트에 올랐다. 하지만 방향은 정반대다. SPGI는 매수, JNJ는 매도.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두 애널리스트의 판단에 반은 동의하고 반은 동의하지 않는다.
S&P Global — 규제가 만든 독점의 가격
S&P Global은 시가총액 1,300억 달러의 기업이다. S&P 500 지수를 운영하고, 전 세계 단 2개뿐인 공인 신용평가기관 중 하나이며, 원자재 가격 벤치마크와 시장 인텔리전스 데이터를 기관 투자자에게 판매한다.
이 사업의 핵심은 규제 해자다. 어떤 신용평가기관이 공인되는지는 하루아침에 바뀌지 않는다. 사실 거의 바뀐 적이 없다. S&P 500 지수는 전 세계 수조 달러 규모의 ETF와 펀드의 벤치마크다. 이건 어디로도 사라지지 않는다.
모닝스타의 데이브 사카라는 현재 주가가 자신의 적정가치 대비 21% 할인된 상태라고 본다. AI 리스크로 끌려 내려갔다는 건데, 오히려 AI가 독점 데이터의 가치를 더 높인다는 게 그의 반론이다.
숫자를 보자.
- 기업가치(EV): 1,520억 달러 (시가총액과의 230억 달러 차이는 순부채)
- 연간 잉여현금흐름: 5년 평균 40억 달러, 작년 55억 달러
- 배당수익률: 약 0.9% (현금흐름 대비 소액)
- P/FCF: 24배, PER: 29배
- 영업이익률: 10년 평균 29%, 5년 평균 28%, 작년 29%로 극도로 안정적
- PEG 비율: 3.33 — 성장률 대비 상당히 높은 편
매출 성장률은 최근 3년, 10년 모두 연 11%로 일관적이다. 인수합병 비중을 빼도 대부분 유기적 성장이다. 2021~2022년 사이 주식수가 2.4억에서 3.17억으로 급증했는데, 이건 37억 달러 규모의 인수를 주식으로 결제했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신경 쓰이는 건 투하자본수익률(ROIC)의 하락이다. 10년 평균 37%에서 5년 평균 16.87%, 작년은 7.5%까지 떨어졌다. 투자된 자본을 다루는 효율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신호다.
내 가정으로 10년 분석을 돌려봤다. 매출 성장 37%, 잉여현금흐름 마진 3335%, 미래 P/FCF 14~22배, 요구수익률 9%. 결과는 저가 245달러, 중간가 340달러, 고가 470달러. 현재 주가 425달러는 나한테는 매수 영역이 아니다.
Johnson & Johnson — 방어주라는 이름의 함정
JNJ는 시가총액 6,000억 달러의 거대 기업이다. 제약, 의료기기, 세계에서 가장 인지도 높은 헬스케어 브랜드. 오랫동안 주당 140달러 근처에서 거래됐는데, 최근 상당히 올랐다.
모닝스타 애널리스트는 현재 주가가 적정가치 대비 32% 고평가됐다고 판단하며 매도 의견이다. 시장이 불안할 때 '방어주'로 몰린 자금이 밸류에이션을 밀어올렸다.
- 연간 잉여현금흐름: 약 200억 달러 (순이익보다 낮음 — 제약 R&D 투자 때문)
- PEG 비율: 1.48 (SPGI의 3.33보다 훨씬 합리적)
- 영업이익률: 10년 평균 21.5% → 5년 26% → 작년 28.5%로 꾸준히 개선
- 배당수익률: 2% (잉여현금흐름 190억 중 120억을 배당에 사용)
- 매출총이익률 매우 높고, 성장률도 대기업치고는 준수
문제는 가격이다. 5년 PER과 5년 P/FCF 모두 역사적으로 높은 수준이다. JNJ이니까 프리미엄을 줄 수 있지만, 얼마나?
내 분석: 매출 성장 24%, 잉여현금흐름 마진 1924%, 미래 PE 16~22배, 요구수익률 9%. 결과는 저가 108달러, 중간가 150달러, 고가 195달러. 현재 주가 대비 확실히 고평가라는 결론이다.
비교 — 같은 해자, 다른 가격
| 항목 | S&P Global (SPGI) | Johnson & Johnson (JNJ) |
|---|---|---|
| 시가총액 | 1,300억 달러 | 6,000억 달러 |
| 해자 유형 | 규제 해자 (신용평가, 인덱스 독점) | 브랜드 + 특허 해자 |
| PEG 비율 | 3.33 | 1.48 |
| 영업이익률 추세 | 안정적 (29%) | 상승 중 (21→28%) |
| ROIC 추세 | 하락 중 (37%→7.5%) | 안정적 |
| 잉여현금흐름 안정성 | 매우 높음 | 높음 |
| 적정가 범위 (중간) | 340달러 | 150달러 |
| 현재 주가 | 425달러 | 적정가 대비 32% 프리미엄 |
| 판단 | 좋은 기업이지만 아직 비쌈 | 훌륭한 기업이지만 확실히 비쌈 |
흥미로운 점이 있다. JNJ의 PEG가 1.48로 SPGI의 3.33보다 훨씬 낮지만, 그렇다고 JNJ가 더 싼 건 아니다. JNJ는 이미 적정가 대비 크게 올라있고, SPGI는 적정가 근처에서 놀고 있다. 숫자 하나만으로 결론을 내리면 안 되는 이유다.
해자만으로는 투자가 아니다
두 기업 모두 10년, 20년 후에도 존재할 것이다. 두 기업 모두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 것이다. 하지만 "좋은 기업"이 곧 "좋은 투자"는 아니다.
내가 항상 묻는 세 가지 질문이 있다.
- 이 기업이 10~30년 후에도 존재할까?
- 지금보다 더 많은 돈을 벌까?
- 오늘 이 가격에 사서 적절한 수익을 올릴 수 있을까?
SPGI는 1번과 2번에 강력한 Yes다. 하지만 3번에서 걸린다. ROIC 하락이 가격에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 JNJ도 1, 2번은 Yes. 하지만 3번은 확실한 No다. 방어주라는 심리적 프리미엄이 가격을 적정가 너머로 밀어올렸다.
이란 분쟁으로 변동성이 높은 시장에서, "안전한 주식"을 찾고 싶은 마음은 이해한다. 하지만 안전한 기업을 비싼 가격에 사는 건, 안전한 투자가 아니다. 가격이 모든 것을 결정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FAQ
Q: S&P Global의 ROIC가 계속 하락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A: 2022년 IHS Markit 인수로 37억 달러 규모의 대형 인수가 있었고, 이로 인해 투하자본이 크게 증가했습니다. 인수 시 주식으로 대금을 지급하면서 자본 기반이 커진 반면, 수익 시너지가 아직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향후 시너지가 실현되면 개선될 여지는 있습니다.
Q: JNJ는 배당주로 장기 보유하면 안 되나요?
A: 배당수익률 2%에 성장률 24%면 총수익률이 연 46% 수준입니다. 나쁘지는 않지만, 현재 고평가된 가격에 매수하면 원금 손실 리스크가 배당 수익을 상쇄할 수 있습니다. 적정 가격대에서 진입하는 게 훨씬 유리합니다.
Q: 두 기업 중 하나만 고른다면? A: 개인적으로는 SPGI를 340달러 이하에서 매수하겠습니다. ROIC 하락이 걱정이지만, 규제 해자의 견고함과 AI 시대에 데이터 독점의 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을 고려하면, 적정 가격에서는 매력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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