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라우드 82% 폭증에도 알파벳 주가가 7% 빠진 이유
클라우드 82% 폭증에도 알파벳 주가가 7% 빠진 이유
거의 모든 사업부가 동시에 잘 돌아간 분기
알파벳의 이번 분기는 제가 최근 몇 년간 본 빅테크 실적 중 가장 깨끗한 축에 듭니다. 그리고 주가는 7% 빠졌습니다.
먼저 실적부터 보겠습니다. 매출은 24% 증가해 1,200억 달러에 육박했고 컨센서스를 크게 웃돌았습니다. 이 규모에서 24% 성장은 비정상적입니다. 4조 달러짜리 회사가 신생 기업의 성장률로 움직였다는 뜻이니까요.
세부도 좋았습니다.
- 검색 17% 성장. 몇 년 전 시장 전체를 지배했던 공포, 즉 "AI가 검색을 죽인다"는 시나리오와 정반대입니다. 구글은 오히려 AI 답변이 검색량을 늘리고 있다고 밝혔습니다.
- 구글 클라우드 82% 폭증, 이익은 3배 이상. 이번 분기의 주인공입니다.
- 유튜브 광고와 구독 사업도 견조하게 성장.
그런데도 주가는 빠졌습니다. 이유는 두 가지고, 둘 다 알아둘 가치가 있습니다.
이유 1 — 1,120억 달러 순이익 중 990억 달러가 진짜가 아니다
헤드라인에 찍힌 1,120억 달러의 분기 순이익 중 약 990억 달러는 일회성 투자 평가이익이었습니다.
저는 실적 발표를 라이브로 보면서 숫자가 나오는 순간 "이건 스페이스X 같은 지분을 평가이익으로 올린 것"이라고 바로 생각했습니다. 규정상 보유 주식의 가치가 오르면 팔지 않았어도 그 상승분을 손익에 반영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이 회사가 분기에 1,120억 달러를 "벌었다"는 문장은 틀렸습니다. 영업으로 번 돈은 그중 일부고, 나머지는 장부상 숫자입니다. 테슬라가 같은 주에 10억 달러 평가이익으로 순이익을 부풀린 것과 정확히 같은 구조입니다. 이 회계 착시의 작동 방식은 순이익 1,120억 달러가 '착시'인 이유 — 평가이익이 실적을 왜곡하는 방식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이유 2 — 한 분기에 450억 달러, 사상 첫 현금 유출
더 중요한 건 이쪽입니다. 알파벳은 한 분기에 AI 관련 자본지출로 450억 달러를 썼습니다. 그 분기에 사업이 벌어들인 현금보다 많은 금액입니다.
결과적으로 알파벳은 사상 처음으로 현금을 찍어내는 대신 태운 회사가 됐습니다. 20년 넘게 잉여현금흐름의 대명사였던 기업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이 대목에서 투자자들이 갈립니다. 워런 버핏은 구글을 계속 사 모으고 있고, 빌 애크먼은 반대로 지분 전량을 매도해 큰 차익을 실현했습니다. 같은 실적을 보고 정반대 결론에 도달한 겁니다.
강세론: 왜 이 회사가 여전히 강력한가
첫째, AI가 검색을 죽이는 게 아니라 개선하고 있습니다. AI 모드 이용자는 이미 월 10억 명을 넘었습니다. 더 중요한 건 구글이 예전에는 수익화하기 어려웠던 길고 복잡한 질문에서 드디어 돈을 벌기 시작했다는 점입니다. 모두가 구글을 죽일 것이라고 믿었던 기술이 오히려 구글을 강화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둘째, 클라우드가 '두 번째 검색'이 되고 있습니다. 연 80% 넘게 성장하고, 이익은 급등 중이며, 이미 계약돼 있지만 아직 매출로 인식되지 않은 수주잔고가 5,000억 달러입니다. 회사에 두 번째 엔진이 통째로 하나 더 붙은 셈입니다.
셋째, 아무도 흉내낼 수 없는 유통망. 구글은 검색, 지메일, 안드로이드, 크롬, 유튜브, 지도를 통해 수십억 명 앞에 자사 AI를 즉시 갖다 놓을 수 있습니다. 미국 대기업의 약 90%가 이미 구글의 AI 도구를 쓰고 있습니다. 스타트업이라면 무엇을 주고서라도 갖고 싶어 할 도달 범위입니다.
숫자로 확인하기
시가총액 4.05조 달러, 기업가치 4.09조 달러. 차이는 약 400억 달러입니다. 지난해에만 530억 달러를 창출한 회사에게 이 정도 순부채는 사실상 없는 것과 같습니다. 다만 지난 분기에 자본지출로 대규모 자금을 투입했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주가는 순이익의 16.5배, 잉여현금흐름의 76배입니다. 이 두 배수가 크게 벌어진 이유가 바로 위에서 말한 두 가지입니다. 순이익 2,440억 달러에는 약 1,000억 달러의 스페이스X 평가이익이 들어가 있어 PER이 인위적으로 낮아 보이고, 자본지출 급증으로 잉여현금흐름이 줄어 P/FCF는 인위적으로 높아 보입니다. 둘 다 왜곡된 숫자입니다. 앞으로 1년 정도는 이 점을 기억하고 봐야 합니다.
오히려 제가 인상적으로 본 건 스페이스X 이익을 제거한 순수 본업 수익성입니다. 10년 평균 30%, 5년 34%, 최근 36~37%. 계속 좋아지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20%대였던 회사입니다. 매출 성장률도 10년 18.5%, 5년 15%, 3년 15.5%로 놀랄 만큼 안정적입니다. 세계 1위와 2위 검색엔진, 즉 google.com과 유튜브를 한 회사가 소유한 결과입니다. 참고로 유튜브 인수가는 16억 달러였습니다.
7년·5년 투하자본이익률은 17%. 최근 1년은 영업활동 현금흐름이 줄면서 10% 수준으로 내려왔지만, 저는 이게 영구적인 변화라고 보지 않습니다.
8개 항목 체크리스트에서 통과하지 못한 건 잉여현금흐름과 배수 두 가지뿐입니다. 낮은 부채, 매출 증가, 순이익 증가, 높은 자본수익률, 감소하는 주식 수는 모두 통과입니다.
배수 얘기가 나오면 저는 늘 같은 질문을 던집니다. 완전히 똑같은 두 회사가 있는데 하나는 연 20% 성장하고 하나는 5% 성장한다면, 어느 쪽에 더 높은 배수를 주겠습니까? 배수 자체는 답이 아닙니다. 그 성장이 얼마나 오래 지속되는가가 답입니다.
밸류에이션: 내 가정과 결과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주당 14.5달러, 5년 뒤 31달러(연 15% 성장), 매출은 5,000억 달러에서 7년 뒤 1조 달러(연 10%)를 예상합니다.
제 10년 가정은 이렇습니다. 매출 성장률 7·9·13%, 순이익률 28·30·32%(스페이스X를 비롯한 지분투자 손익 완전 제외, 순수 본업만), 10년 후 PER 20·23·26배, 요구수익률 9%.
순이익률 가정이 오히려 보수적일 수 있습니다. 지난 5년 실적이 33%였으니까요. 배수 쪽은 논쟁의 여지가 있는데, 저는 알파벳에 시장 평균 15~16배를 주는 게 옳지 않다고 봅니다. 검색도, 유튜브도, 안드로이드도 우리 일상에 박혀 있는 회사입니다. 누군가 "25배가 맞다"고 해도 저는 반박하지 않겠습니다. 이런 프리미엄을 얼마나 줄 것인가가 투자에서 기술이 아니라 예술에 가까운 영역입니다.
결과는 하단 250달러, 중간 350달러, 상단 560달러였습니다. 현재 주가는 326달러입니다.
즉 안전마진 없이 계산하면 이 주식은 지금 적정가 근처에서 살짝 아래입니다. 그렇다면 남는 질문은 하나입니다. 당신은 얼마만큼의 안전마진이 있어야 편안한가. 알파벳의 사업부별 분해는 알파벳(GOOGL) $3.87조 — 검색·YouTube·클라우드·웨이모 4개 사업부 해부에서 더 자세히 다뤘습니다.
리스크와 반론 — 약세론도 실탄이 있다
첫째, AI가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잡아먹을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는 구글이 잘 대응했지만 위기를 벗어났다고 보기엔 이릅니다. AI가 완결된 답을 그냥 던져주면 사람들은 광고를 클릭하지 않고 웹사이트도 방문하지 않습니다. 광고는 여전히 알파벳 매출의 약 3분의 2입니다. 사용량을 늘리는 바로 그 기술이 최고의 사업을 조용히 갉아먹을 수 있습니다.
둘째, 지출 폭발입니다. AI 경쟁을 유지하려면 앞으로 수천억 달러를 쏟아부어야 할 수 있고, 그 돈은 공짜가 아닙니다. AI 칩은 마모되고 계속 교체해야 합니다. 알파벳을 유명하게 만든 그 압도적인 잉여현금흐름이 훼손될 수 있고, 이번 분기에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졌습니다. AI 자본지출 사이클 전반에 대한 제 시각은 AI 인프라 지출은 AWS의 재현인가, 광케이블 거품의 반복인가에 정리해뒀습니다.
셋째, 반독점입니다. 정부가 구글을 상대로 한 대형 소송에서 승소했고, 제재는 구글을 애초에 지배적으로 만들어준 독점 계약과 데이터 우위를 천천히 깎아낼 수 있습니다.
FAQ
Q: 알파벳 실적이 그렇게 좋았는데 왜 주가가 빠졌나요? A: 두 가지 때문입니다. 첫째, 1,120억 달러 순이익 중 약 990억 달러가 일회성 투자 평가이익이라 실제 영업 성과가 아니었습니다. 둘째, 한 분기에 AI 자본지출로 450억 달러를 쓰면서 사상 처음으로 현금을 태웠습니다.
Q: PER 16.5배면 싼 것 아닌가요? A: 그 PER은 신뢰하기 어렵습니다. 분모인 순이익 2,440억 달러에 약 1,000억 달러의 지분 평가이익이 섞여 있기 때문입니다. 평가이익을 제거하고 보면 실제 배수는 훨씬 높습니다. 반대로 잉여현금흐름 76배는 자본지출 급증 때문에 과장돼 있습니다.
Q: 다음 분기에는 어떤 왜곡을 조심해야 하나요? A: 반대 방향의 착시입니다. 스페이스X 지분 가치가 크게 하락한 상태라 다음 분기에는 대규모 평가손실이 순이익을 끌어내릴 수 있습니다. 실제 사업이 나빠진 게 아닌데도 손실로 보일 수 있으니, 영업이익과 사업부별 매출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Q: 클라우드 수주잔고 5,000억 달러는 어떻게 해석해야 하나요? A: 이미 계약이 체결됐지만 아직 서비스 제공과 매출 인식이 끝나지 않은 금액입니다. 향후 매출의 가시성을 보여주는 지표이며, 클라우드 성장률 82%가 단기 반짝이 아닐 가능성을 뒷받침합니다. 다만 인식 시점과 마진은 계약별로 다르다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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