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rning Star가 '팔라'는 3종목, 진짜 리스크는 숫자 뒤에 숨어 있다
Morning Star가 '팔라'는 3종목, 진짜 리스크는 숫자 뒤에 숨어 있다
TL;DR Morning Star가 '팔라'고 지목한 세 종목 —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 테라다인, 아메리칸 항공 — 을 직접 분석했습니다. 셋 다 실적은 좋아 보이지만, 앞의 둘은 반도체 사이클의 정점 리스크, 마지막은 감당 못 할 부채가 문제입니다. 좋은 회사도 잘못된 가격에 사면 나쁜 투자가 됩니다.
좋은 회사 ≠ 좋은 투자
제 투자 원칙 중 하나를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위대한 회사도 잘못된 가격에 사면 나쁜 투자가 된다.' Morning Star의 전략가가 매도로 지목한 세 종목이 정확히 이 원칙을 시험합니다. 지금 사업이 호황인 회사들인데도 왜 팔라는 걸까요? 하나씩 숫자로 뜯어봤습니다.
1.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MAT): 호황의 정점 리스크
핵심은 이것입니다 — 사업은 폭발적으로 좋은데, 그게 바로 위험 신호입니다.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는 반도체를 만드는 '장비'를 만듭니다. 칩 산업 전체의 곡괭이와 삽인 셈이죠. 전 세계가 동시에 AI 칩을 짓고 있으니 지금 이 회사는 떼돈을 벌고 있습니다. 문제는 이게 역사적으로 극심한 호황-불황(boom & bust) 사업이라는 점입니다. 모두가 칩을 지을 때는 돈을 쓸어담지만, 건설이 둔화되는 순간 주문이 빠르게 마르고 주가는 급락합니다.
숫자를 보죠. 시총 4,270억 달러, 기업가치 4,340억 달러로 순부채는 80억 달러에 불과합니다. 잉여현금흐름 60억 달러. 재무구조 자체는 좋습니다. 문제는 밸류에이션입니다. FCF 대비 약 71배, 순이익 대비 50배. 큰 숫자입니다. 이익률은 10년 24%, 5년 26%, 지난해 거의 30%로 개선 중이고 자본수익률도 높습니다.
그런데 저를 혼란스럽게 하는 지점이 있습니다. 지난 3년 매출 성장률이 연 3%에 불과합니다. 호황이라면서 왜 3%일까요? 어쩌면 그 전략가가 무언가를 포착한 걸지도 모릅니다.
제 10년 가정 — 매출 성장 3·5·7%, 마진 20·23·26%, PER 15·18·21배, 요구수익률 9%. 결과는 현재가 538달러에 저평가 110·고평가 240·중간값 166달러. 중간 가정이 맞으면 오늘 사면 연 -5% 손실입니다. 마이클 버리가 왜 이 종목을 공매도하고 있는지 이해가 됩니다.
2. 테라다인(TER): 똑같은 사이클, 다른 이름
테라다인은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와 판박이 스토리입니다.
테라다인은 칩이 제대로 작동하는지 '검사'하는 장비를 만들고, 공장 로봇도 만듭니다. 감이 오시나요? 이 역시 세상이 얼마나 많은 칩을 만드느냐에 묶인 사이클 사업입니다. 칩 사이클이 식으면 검사 장비 수요도 같이 식습니다.
시총 600억 달러에 기업가치도 거의 같습니다. 다만 잉여현금흐름이 순이익보다 낮은데, 지난 5년간 설비투자가 1,300만 달러에서 2억 2,500만 달러로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FCF 대비 108배로 팔리고 있습니다. 이익률은 10년 20%, 5년 21.5%, 1년 22.5%, 매출총이익률 59%. 나쁘지 않지만 구글이나 팔란티어만큼은 아닙니다.
여기서도 같은 의문 — 지난 3년 매출 성장률 7.9%, 5년은 3.5%에 불과합니다. AI·칩 호황이 벌어진 지난 3년에 이 정도라니 놀랍습니다. 그런데 애널리스트들은 향후 4년간 EPS가 7.31달러에서 14.86달러로 두 배, 매출도 45억에서 77억 달러로 늘어난다고 봅니다. 지난 3년 성장이 부진했는데 앞으로 급성장한다? 저는 이 대목에서 물음표를 던집니다.
재미있는 계산 하나. 최종 연도 EPS에 PER 22배를 곱하면 약 330달러짜리 회사가 됩니다. 현재 주가는? 330달러. 애널리스트가 맞아도 이미 그 가격이라는 뜻입니다. 제 가정(매출 3·6·9%, 마진 17·19·21%, PER 14·17·20배)으로는 저평가 60·고평가 145·중간값 95달러, 연 -6% 수익입니다.
3. 아메리칸 항공(AAL): 숫자가 아니라 부채가 문제
세 종목 중 가장 명확합니다 — 저는 이걸 부채 때문에 피합니다.
항공사는 지독히 어려운 사업입니다. 워런 버핏이 수없이 지적했죠. 운영비가 막대하고, 유가에 휘둘리며, 대부분 산더미 같은 부채를 집니다. 아메리칸 항공은 그중에서도 업계 최악 수준의 부채를 지고 있습니다.
숫자를 보면 헛웃음이 납니다. 시총 115억 달러인데 기업가치는 720억 달러 — 순부채가 610억 달러입니다. 지난해 잉여현금흐름은 -18억 달러, 5년 평균은 고작 5,700만 달러. 자본수익률은 낮고 부채는 높고, 이익률은 10년 내내 마이너스에 최근 5년도 겨우 흑자입니다.
코로나 이전엔 매출 450억 달러로 1317억 달러 이익, 즉 34% 마진을 냈습니다. 오늘 매출·마진 기준이면 약 20억 달러 이익이 가능하고 시총의 5배 남짓입니다. 문제는 그 뒤에 도사린 부채입니다. 저는 예전에 부채 수준을 제대로 안 보고 월그린을 샀다가 운 좋게 일찍 팔아 빠져나온 적이 있습니다. 아메리칸 항공을 보면 딱 그때가 겹칩니다. 금리가 다시 뛰어 차환(refinancing)해야 하는 순간, 이 부채는 회사를 통째로 묻어버릴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란발 지정학 리스크로 유가 급등 가능성까지 겹쳐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스톡 애널라이저를 돌리면(매출 1·3·5%, 마진 1·2·3%, PER 12·15·18배) 중간값 26달러에 연 15% 수익이라는 '초록불'이 나옵니다. 현재가는 17달러죠. 하지만 저는 이 초록불을 믿지 않습니다. 이게 바로 도구가 오도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 부채와 산업 구조는 숫자 뒤에 숨어 있으니까요.
세 종목이 주는 교훈
앞의 둘은 '사이클', 마지막은 '부채'입니다. 공통점은 표면의 호실적이 진짜 리스크를 가린다는 것입니다.
저는 이 세 종목에서 Morning Star의 매도 의견에 대체로 동의합니다. 특히 참고할 점은, 스톡 애널라이저 같은 도구가 항공주처럼 부채가 심한 회사에서 '초록불'을 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숫자만 보지 말고, 그 숫자가 어떤 이야기를 하는지 읽어야 합니다. 저는 항공주 중엔 사우스웨스트만 보유하는데, 코로나 한 해를 빼면 상장 50여 년간 매년 흑자를 낸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제 가장 큰 걱정은 여전히 '항공사라는 점' 그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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