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붐의 세 번째 물결과, 아무도 말하지 않는 조용한 패자들
AI 붐의 세 번째 물결과, 아무도 말하지 않는 조용한 패자들
모두가 '다음 하나'를 찾고 있다
지금 시장의 공기는 단순하다. 모두가 1만 달러를 백만 달러로 바꿔줄 '바로 그 종목'을 찾고 있다. AI 종목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사람들의 눈빛이 달라진다. 그런데 정작 부자가 되는 길에 대해 거의 아무도 말하지 않는 진실이 하나 있다. 오늘은 그 이야기를 하려 한다.
먼저 중요한 전제 하나. 많은 사람이 AI 붐을 이미 놓쳤다고 생각한다. 반대편에는 우리가 아직 9회 경기의 2회쯤에 있다고 믿는 사람들도 있다. 나는 후자에 가깝다. 기술은 여전히 발전 중이고, AI 세계의 서로 다른 영역이 번갈아 가며 폭발하고 있기 때문이다.
AI를 도시를 짓는 일이라고 생각해보자
AI 투자의 흐름은 거대한 도시를 짓는 과정에 비유하면 이해가 쉽다. 도시를 지으려면 먼저 기초와 건설 자재가 필요하다. AI에서 그건 하드웨어와 칩이었다. 엔비디아처럼 AI가 돌아가는 강력한 프로세서를 만드는 회사들. 이게 첫 번째 물결이었고, 수많은 투자자를 큰 부자로 만들었다.
그다음 흥분은 메모리로 옮겨갔다. AI가 제대로 작동하는 데 필요한 정보를 저장하는 칩이다. 마이크론이 크게 올랐고, 샌디스크가 크게 올랐다. 이게 두 번째 물결이었다.
그리고 지금, 많은 똑똑한 사람들이 다음 무대는 데이터와 소프트웨어라고 본다. 그 막대한 연산력을 실제로 기업이 돈을 내고 쓰는 유용한 도구로 바꾸는 회사들이다. 팔란티어, 크라우드스트라이크, 스노우플레이크 같은 지배적 사업체들의 이름이 반복해서 등장하는 이유다.
정부까지 뛰어들었다는 신호
여기에 불을 지피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 정부가 AI에 깊숙이 개입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미국 정부가 인텔이나 다른 반도체 회사에 지분을 넣었던 것처럼, 오픈AI 같은 AI 기업의 지분을 가질 수 있다는 논의가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두고 "사실상 미국 대중과의 파트너십"에 가까워질 수 있다고까지 말했다. 정부가 어떤 산업을 나라의 미래에 결정적이라고 다루기 시작한다는 건, 그 산업이 얼마나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지를 보여주는 신호다.
이미 벌어진 일들이 사람을 흥분시킨다
왜 다들 이렇게 들떠 있는지는 이미 벌어진 일들을 보면 안다. 숫자가 정말로 아찔하다.
인텔을 보자. 약 1년 만에 주당 17달러 근처에서 132달러까지 갔다. 바닥에서 1만 달러를 넣었다면 지금 약 7만 7천 달러가 됐다. 메모리 회사 마이크론은 주당 65달러 근처에서 1,050달러 위로 올라갔다. 1만 달러가 약 16만 달러로 불어난 셈이다.
그리고 가장 극적인 사례, 양자·AI 기업 리게티. 주당 70센트 근처에서 최고 55달러까지 갔다. 바닥에서 1만 달러를 넣었다면 약 78만 5천 달러가 됐을 것이다. 1만 달러가 짧은 기간에 거의 백만 달러가 된 것이다.
이런 이야기가 지금 사방에 넘친다. 그리고 강력한 감정을 만든다. 사람들은 이 숫자를 보며 생각한다. "다음 리게티, 다음 마이크론만 찾으면 단 한 종목으로 인생이 바뀐다." 바로 그 감정이, 많은 사람이 다치는 지점이기도 하다.
그런데 아무도 올리지 않는 영상이 있다
여기서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 10배 오른 AI 종목 하나를 고른 사람 뒤에는, 크게 떨어진 여러 종목을 고른 사람이 수십, 수백 명 있다. 우리는 성공담만 듣는다. 80% 빠지고 다시는 못 돌아온 AI 종목에 대해서는 아무도 글을 쓰지 않는다.
리게티만 해도 최고가 대비 지난 1년 동안 65% 넘게 빠졌다. 승리는 시끄럽고, 손실은 조용하다. 그래서 우리는 이 게임이 실제로 얼마나 어려운지에 대해 위험할 만큼 왜곡된 그림을 갖게 된다. 뜨겁고 과열된 산업에서 개별 승자를 고르는 일은 투자를 통틀어 가장 어려운 일 중 하나다. 전문가들조차 끊임없이 틀린다.
1999년이 우리에게 남긴 교훈
역사는 이 지점에서 아주 분명하게 말한다. 인터넷은 세상을 바꿨다. 컴퓨터도, 자동차도, 비행기도, TV도 세상을 바꿨다. 하지만 그 열풍의 한복판에서 그 회사들을 산 사람들은 대개 큰돈을 잃었다. 1999년 닷컴 버블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우리는 안다. 그들은 기술에 대해서는 옳았다.
지금 우리도 AI에 대해서는 아마 옳다. AI는 이미 세상을 바꾸고 있고, 우리 기대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AI에 대해 옳다는 사실이, 그 주식을 비싸게 샀을 때 당신을 지켜주지는 않는다.
앞으로의 전망: 조용한 패자가 되지 않으려면
그래서 내가 오늘 남기고 싶은 건 특정 종목이 아니다. 붐의 한복판에서 사람들이 저지르는 가장 큰 실수는, 흥분되는 스토리의 일부라는 이유만으로 훌륭한 회사를 아무 가격에나 사는 것이다. 훌륭한 회사도 잘못된 가격에 사면 나쁜 투자가 된다.
그리고 조용한 패자들을 기억하자. 1만 달러를 백만 달러로 만든 AI 종목 하나마다, 조용히 무너진 여러 종목이 있다. 운 좋은 한 명이 되길 바라는 것으로 전략을 세울 수는 없다. 부는 사업의 가치를 이해하고, 그 이상은 지불하지 않겠다고 거절하는 데서 쌓인다. 다음 로켓을 쫓는 것만큼 짜릿하지는 않다. 하지만 열기가 식은 뒤에 번 돈을 고스란히 토해내는 대신, 실제로 부를 늘리는 방법은 이쪽이다.
개별 종목을 이 잣대로 어떻게 뜯어보는지 궁금하다면 팔란티어를 130배 현금흐름 관점에서 분석한 글을 함께 읽어보길 권한다.
FAQ
Q: AI 붐은 이미 끝났나요? A: 제 관점에서는 아직 초반입니다. 칩에서 메모리로, 다시 데이터·소프트웨어로 물결이 옮겨가는 중이고, 각 국면마다 주도주가 바뀌고 있습니다. 다만 '붐이 남았다'는 것과 '지금 아무 가격에나 사도 된다'는 건 전혀 다른 이야기입니다.
Q: 리게티처럼 10배 종목을 노리면 안 되나요? A: 노려볼 수는 있지만 전략의 토대로 삼으면 위험합니다. 10배 오른 한 종목 뒤에는 조용히 사라진 수십, 수백 개의 종목이 있고, 우리는 그 손실을 거의 듣지 못합니다. 복권 한 장에 인생을 거는 것과 사업을 이해하고 사는 것은 다릅니다.
Q: 그럼 AI에 투자하지 말라는 뜻인가요? A: 아닙니다. AI가 세상을 바꾼다는 데는 저도 동의합니다. 핵심은 '옳은 기술'이 아니라 '옳은 가격'입니다. 사업의 내재가치를 계산하고, 안전마진이 확보되는 가격에서만 사는 규율이 관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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