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하는 종목을 더 싸게 사면서 돈을 받는 법: 페이팔에서 본 캐시 시큐어드 풋
원하는 종목을 더 싸게 사면서 돈을 받는 법: 페이팔에서 본 캐시 시큐어드 풋
한 줄로 정리하면
캐시 시큐어드 풋은 원하는 종목을 원하는 가격에 사겠다고 약속하면서, 그 약속의 대가로 프리미엄을 받는 전략이다. 약속한 가격에 도달하면 종목을 받고, 도달하지 않으면 프리미엄만 받는다. 둘 다 받아들일 수 있는 결과여야 한다는 게 핵심 조건이다.
페이팔에서의 구체적인 사례
페이팔 주가가 45달러라고 하자. 나는 이미 페이팔을 보유 중이고, 더 사고 싶다고 가정한다. 다만 45달러도 좋지만 43달러면 더 좋다.
이때 6월 12일 만기, 행사가 43달러의 풋 옵션을 한 계약 매도한다. 한 계약은 100주를 의미하고, 받는 프리미엄을 주당 0.80달러라고 가정하자. 이 80달러는 어떤 일이 일어나든 내가 갖는다.
시나리오는 두 가지다.
시나리오 1: 만기일에 페이팔이 43달러 미만 나는 100주를 43달러에 사야 한다. 단, 이미 받은 80달러 프리미엄이 있으니 실효 매수가는 42.20달러다. 어차피 사고 싶었던 가격보다 더 낮게 들어가는 결과가 된다.
시나리오 2: 만기일에 페이팔이 43달러 이상 주식을 받지 않는다. 하지만 80달러는 그대로 내 것이다. 자본 4,300달러를 한 달 묶어두고 80달러를 번 셈이니, 월 1.86%, 연환산으로 약 22%다.
어느 시나리오든 나에게 나쁘지 않다. 양쪽이 다 받아들일 만한 결과라는 점이 이 전략을 작동시키는 조건이다.
어떤 종목에서만 써야 하는가
나는 이 전략을 모든 종목에 쓰지 않는다. 다음 세 가지가 모두 만족돼야 한다.
- 이미 적정가 또는 그 이하라고 판단한 종목. 행사가에 정말로 사도 좋은 가격이어야 한다.
- 포지션을 추가할 의향이 있는 종목. 받기 싫은 주식을 받게 되면 전략 전체가 무너진다.
- 자본을 묶어둘 여유가 있는 자금. 행사가 × 100주만큼의 현금이 만기까지 잠긴다.
페이팔은 이 셋을 모두 만족한다고 본다. 자세한 밸류에이션은 페이팔 3배 시나리오에 정리했다.
사람들이 자주 놓치는 함정
초보자들이 자주 빠지는 함정이 몇 가지 있다.
첫째, 프리미엄에 눈이 멀어 받기 싫은 주식에 풋을 판다. 22%의 연환산 수익률이 매력적으로 보여서 펀더멘털이 흔들리는 종목에 풋을 팔면, 실제로 주식을 받았을 때 후회한다. 받았을 때 기쁘지 않은 가격에는 절대 풋을 팔지 않는다.
둘째, 너무 멀리 떨어진 행사가에 매도한다. 45달러 주식에 35달러 풋을 팔면 프리미엄이 너무 적어서 묶이는 자본 대비 수익이 미미하다. 일반적으로 현재가에서 한 발짝 정도 떨어진 행사가가 균형이 좋다.
셋째, 시장 방향에 베팅한다고 착각한다. 캐시 시큐어드 풋은 방향성 베팅이 아니라 진입 가격 협상 도구다. 시장이 어디로 갈지 맞히려 하지 말고, 어느 가격에서 사고 싶은지에 집중하라.
시사점
이 전략을 25년 전부터 알았다면 좋았겠다고 생각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좋은 종목을 원하는 가격에 사는 일은 인내가 필요한데, 인내하는 동안 돈을 받을 수 있다면 인내가 훨씬 쉬워진다.
페이팔은 지금 이 도구를 쓰기 좋은 종목 중 하나라고 본다. 이미 충분히 싸기 때문에 풋이 행사돼서 주식을 받아도 좋고, 행사되지 않아 프리미엄만 받아도 좋다. 양쪽 결과 모두에 "좋다"고 말할 수 있을 때만 이 전략은 작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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