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가 가르쳐주지 않는 금융 위기 감지법, 그리고 사모신용 둠루프
월스트리트가 가르쳐주지 않는 금융 위기 감지법, 그리고 사모신용 둠루프
2007년, 골드만삭스는 모기지 담보증권을 고객에게 팔면서 동시에 그 증권에 숏 포지션을 잡고 있었다.
교훈은 월스트리트가 악하다는 게 아니다. 그들의 보도자료가 아니라 실제 포지션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모든 금융 위기에는 패턴이 있고, 그 패턴을 읽는 프레임워크가 있다.
첫 번째 신호: 수수료를 따라가라
모든 금융 위기에는 공통점이 하나 있다. 누군가는 투자자의 수익과 무관하게 막대한 수수료를 챙기고 있다는 점이다.
사모신용에 이걸 적용해보면 그림이 선명해진다. 펀드매니저는 운용자산 총액에 대한 관리수수료를 받는다. 대출 실행 시 수수료를 받고, 성과가 좋으면 성과보수도 받는다. 성과가 나쁠 때는? 관리수수료는 여전히 받는다.
스스로에게 이 질문을 던져보라. "내가 돈을 잃어도 펀드매니저는 돈을 버는가?" 답이 '그렇다'면, 경제학에서 말하는 인센티브 비대칭(misaligned incentive structure)이 존재하는 것이다.
2008년 모기지 브로커들이 그랬다. 대출 실행 순간 수수료를 받았고, 대출자의 상환 능력과는 무관했다. 크립토 거래소도 마찬가지였다. 토큰이 제로가 되든 매매 수수료는 확보됐다. 패턴은 항상 동일하다.
두 번째 신호: "나를 믿어" 밸류에이션
투자 상품을 파는 사람이 동시에 그 상품의 가치를 알려주는 사람이라면, 도망칠 준비를 해야 한다.
상장 시장에서는 수백만의 매수자와 매도자가 매일 가격을 형성한다. 불완전하더라도 가격 발견 메커니즘이 작동한다. 하지만 사모신용에는 시장 가격이 없다. 펀드매니저가 "스프레드시트로 산출한 숫자"를 자산 가치로 제시하고, 투자자는 그걸 믿어야 한다.
JP Morgan과 Goldman Sachs 같은 대형 은행들이 자체 대출 포트폴리오의 가치를 하향 조정하기 시작한 것은 의미심장하다. 사모신용 펀드매니저들의 "다 괜찮다"는 평가와 현실 사이의 괴리를 인정한 것이기 때문이다.
엔론(Enron)은 자사 에너지 계약의 가치를 스스로 매겼다. 2008년 모기지 담보증권(MBS)의 가치를 매긴 건 그걸 만든 은행들 자신이었다. 독립적 가격 발견이 없는 자산은 위험 신호다.
세 번째 신호: 스마트 머니의 행동을 보라
그들이 말하는 것 말고, 실제로 하는 것을 봐야 한다.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 Morgan CEO는 사모신용 상황을 2008년 이전과 비교하며, 문제를 "바퀴벌레"에 비유했다. 그리고 "심호흡하고 말합니다, 조심하세요"라고 경고했다.
그런데 흥미로운 아이러니가 있다. JP Morgan의 자체 프라이빗 뱅킹 부서는 "사모신용 우려가 과장됐다"는 보고서를 발행했다. CEO는 주주에게 경고하고, 프라이빗 뱅크는 수수료를 내는 고객을 안심시킨다. 월스트리트의 이중성이다.
레이 달리오(Ray Dalio)는 현 상황이 제2차 세계대전 이전과 유사하다고 말하며 금(gold)을 안전자산으로 옹호하고 있다. 150억 달러의 자산가가 금을 이야기할 때, 그건 단순한 의견이 아니다.
연준은 금리 인하를 거부하면서 인플레이션 전망을 상향 조정했다. 금리가 높은 상태가 지속될수록 사모신용 차입자들의 부담은 커지고, 디폴트 압력은 가속된다.
둠루프가 작동하는 메커니즘
사모신용 위기의 진짜 위험은 첫 번째 도미노가 아니다. 각 문제가 다음 문제를 악화시키는 피드백 루프, 즉 둠루프(doom loop)다.
1단계 — 디폴트 발생. 높은 금리로 빌린 기업들이 상환을 못한다. 현재 디폴트율은 약 10%에 육박한다.
2단계 — 펀드 손실과 환매 제한. 처음에는 자체 평가로 손실을 숨긴다. 하지만 진실은 결국 새어나오고,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를 요청하기 시작한다. 펀드는 환매를 제한한다.
3단계 — 강제 매각. 일부 환매라도 처리하려면 자산을 팔아야 한다. 하지만 이 대출들의 매수자가 없어 대폭 할인된 가격에 매각된다. 달러당 30센트 수준의 파이어 세일이다. 이때 "나를 믿어" 밸류에이션이 실제 시장 가격으로 대체되고, 그 가격은 참혹하다.
4단계 — 은행으로 손실 전이. 전통 은행들(Wells Fargo, JP Morgan, Citi)은 사모신용 펀드에 자금을 빌려주고 신용라인을 제공한다. 일부는 자체 대차대조표에 사모신용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 펀드가 손실을 보면 은행도 손실을 입는다.
5단계 — 대출 긴축. 은행이 손실을 입으면 기업대출, 주택담보대출, 소비자신용을 조인다. 모든 사람의 신용 접근성이 악화된다.
6단계 — 경기 둔화. 신용이 긴축되면 기업은 투자를 멈추고 채용을 줄인다. 소비자는 지출을 줄인다. 경기가 둔화된다.
그리고 다시 1단계로. 경기가 둔화되면 이미 힘들었던 기업들이 무너지면서 디폴트가 늘어나고, 루프가 반복된다. 매번 조금 더 빠르게.
야구로 비유하면 4~5이닝
이게 반드시 2008년의 재판이 될 거라는 건 아니다. 리스크가 봉쇄될 수 있다는 주장도 있고, 그중 일부는 정당하다.
하지만 2007년에도 사람들은 서브프라임 모기지가 전체 모기지 시장의 13%에 불과하니 "봉쇄 가능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어떻게 전개됐는지는 이미 알고 있다.
호황은 끝났다. 신용 시장에서 조정은 분명히 시작됐다. 하지만 가장 힘든 이닝은 아직 앞에 있다.
위기 속의 기회를 보는 법
모든 위기는 기회를 만들어왔다. 2008년 워런 버핏은 패닉의 정점에서 Goldman Sachs에 50억 달러를 투자했다. 그때 바닥에서 우량주를 산 투자자들은 이후 10년간 300~500%의 수익을 올렸다.
지금 시점에서 기억해야 할 원칙들이 있다.
강한 대차대조표와 낮은 부채를 가진 우량 기업이 위기 시 아웃퍼폼한다. 현금성 자산의 가치가 올라가지만, 인플레이션이 이를 잠식하므로 버핏처럼 단기 국채 등 금리 수익이 있는 곳에 배치하는 것이 현명하다. 신용 위기가 심화되면 연준은 결국 금리를 인하할 것이고, 그때 가장 수혜를 받는 건 국채다.
레이 달리오가 금을 외치는 데는 이유가 있다. 금은 1970년대 이후 지금과 같은 움직임을 보인 적이 없다.
가장 중요한 건 예측하려 하지 않는 것이다. 어떤 시나리오에도 대비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고, 기관 자금의 흐름을 관찰하며, 한 가지에 올인하지 않는 것. 이것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첫 번째 조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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