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가를 계산했다면 그다음은 주문입니다 — 350달러에 마이크로소프트를 기다리며 돈을 받는 법
적정가를 계산했다면 그다음은 주문입니다 — 350달러에 마이크로소프트를 기다리며 돈을 받는 법
계산해둔 가격이 관심 목록에서 잠자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밸류에이션을 끝낸 투자자들이 가장 자주 멈춰 서는 지점이 있습니다. 숫자는 나왔는데, 그 숫자에서 뭘 해야 할지는 모르는 상태입니다.
제 경우 마이크로소프트의 요구수익률 15% 기준 적정가는 350달러였고, 관심 목록에는 345달러를 적어뒀습니다. 현재 주가는 397달러입니다. 목표가보다 15% 정도 위에 있는 상황이죠.
대부분은 여기서 두 가지 중 하나를 합니다. 그냥 기다리거나, 못 참고 지금 가격에 삽니다. 저는 세 번째를 씁니다. 기다리는 동안 돈을 받는 것입니다.
오늘은 그 구조를 다섯 단계로 풀어보겠습니다. 옵션 자체가 처음이라면 현금담보 풋의 기본 개념을 먼저 보고 오시면 이해가 빠릅니다.
1. 먼저 '얼마면 산다'를 숫자로 못 박습니다
이 전략은 매수 가격이 확정돼 있을 때만 성립합니다. 순서가 반대면 안 됩니다.
제 350달러는 감이 아니라 계산에서 나온 숫자입니다. 매출 성장 713%, 순이익률 3440%, 10년 후 배수 20~26배를 넣고 요구수익률 15%를 적용한 결과입니다. 이 숫자가 있어야 다음 문장을 말할 수 있습니다.
"350달러가 되면 나는 무조건 산다."
이 확신이 없으면 이 전략은 위험한 도박이 됩니다. 확신이 있으면 도구가 됩니다. 차이는 옵션이 아니라 앞단의 계산에 있습니다.
2. 지정가 주문 대신 현금담보 풋을 쓰는 이유
350달러 지정가 매수 주문을 걸어두는 것과 350달러 풋을 매도하는 것은 결과가 비슷해 보이지만 한 가지가 다릅니다. 후자는 대기하는 동안 프리미엄을 받습니다.
제가 실제로 본 조건은 이렇습니다. 2026년 8월 14일 만기, 행사가 350달러 풋. 누군가 저에게 주당 4달러를 지불하고, 그 대가로 만기에 주가가 350달러 아래면 저에게 350달러로 팔 권리를 얻습니다.
제가 하는 약속은 하나입니다. "350달러에 사겠다." 그건 어차피 제가 하려던 일입니다. 다른 점은 그 약속에 대해 4달러를 미리 받는다는 것뿐입니다.
현금담보라는 이름이 붙은 이유는 계약당 350달러 × 100주, 즉 3만 5,000달러를 계좌에 묶어두기 때문입니다. 이건 레버리지가 아닙니다. 살 돈을 미리 준비해두고 그 대가를 받는 구조입니다.
3. 실제 숫자로 보면 이렇게 됩니다
만기 시점 주가별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정리했습니다.
| 8월 14일 만기 주가 | 결과 | 실질 결과 |
|---|---|---|
| 350달러 초과 | 배정 없음 | 프리미엄 4달러만 수령, 현금 유지 |
| 정확히 350달러 | 배정 가능 | 실질 매입가 346달러 |
| 330달러 | 350달러에 매수 | 실질 매입가 346달러 (평가손 16달러) |
| 300달러 | 350달러에 매수 | 실질 매입가 346달러 (평가손 46달러) |
여기서 자주 나오는 반문이 있습니다. "330달러면 시장에서 330달러에 살 수 있는데 왜 350달러에 사느냐?"
맞는 지적이지만 비교 대상이 틀렸습니다. 비교해야 할 건 이 전략과 '350달러 되면 산다'는 원래 계획입니다. 원래 계획대로 350달러에 사서 330달러로 떨어졌다면 손실은 주당 20달러입니다. 이 전략을 쓰면 4달러를 받았으니 손실은 16달러입니다. 어느 쪽이든 350달러에 사기로 한 건 같고, 한쪽만 4달러를 더 갖고 있습니다.
비교 대상을 '330달러에 사는 완벽한 타이밍'으로 잡으면 이 전략은 늘 져 보입니다. 그런데 그 타이밍은 애초에 실행 가능한 선택지가 아니었습니다.
4. 국채 3.74% vs 이 전략 14.8%의 진짜 의미
프리미엄 4달러를 행사가 350달러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14%입니다. 만기까지의 기간을 감안해 연환산하면 약 14.8%가 나옵니다.
같은 현금을 국채에 넣으면 3.74%였습니다. 4배 차이입니다.
다만 이 비교를 정직하게 하려면 조건을 붙여야 합니다. 국채 3.74%는 원금이 보장된 수익률입니다. 14.8%는 주가가 350달러 아래로 떨어지면 그 주식을 떠안는 조건이 붙은 수익률입니다. 두 수익률의 리스크는 같지 않습니다.
그래서 이 숫자가 의미를 갖는 건 오직 하나의 전제 위에서입니다. 350달러에 그 주식을 갖게 되는 것이 나쁜 결과가 아닐 때. 저는 마이크로소프트를 350달러에 갖게 되는 걸 좋은 결과로 보기 때문에 이 거래를 합니다. 그 전제가 없는 종목에 이 전략을 쓰면, 수익률 숫자만 예쁘고 실제로는 원하지 않는 주식을 사 모으게 됩니다.
5. 이 전략이 나쁜 아이디어가 되는 세 가지 경우
제가 이 방식을 쓰지 않는 상황을 명확히 해두겠습니다.
첫째, 그 가격에 그 주식을 갖고 싶지 않을 때. 프리미엄이 높다는 이유로 관심 없는 종목에 풋을 파는 건 수익률을 위해 종목 선택을 포기하는 것입니다. 프리미엄이 높다는 건 시장이 그만큼 하락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둘째, 묶어둔 현금을 다른 데 써야 할 때. 3만 5,000달러는 만기까지 잠깁니다. 그사이 훨씬 매력적인 기회가 나타나도 움직일 수 없습니다. 이 기회비용은 프리미엄에 반영돼 있지 않습니다.
셋째, 주가가 크게 오를 때. 만약 마이크로소프트가 500달러로 간다면 저는 4달러만 벌고 끝입니다. 상승분 전체를 놓칩니다. 이 전략은 본질적으로 큰 상승을 프리미엄과 맞바꾸는 거래입니다. 확신이 아주 강하다면 그냥 사는 게 나을 수도 있습니다.
정리하면
밸류에이션은 숫자를 만들어주고, 이 전략은 그 숫자를 실행 가능한 주문으로 바꿔줍니다. 둘 중 하나만 있으면 반쪽입니다.
숫자 없이 옵션만 쓰면 프리미엄을 좇다가 원하지 않는 주식을 떠안습니다. 옵션 없이 숫자만 갖고 있으면, 계산해둔 가격이 오지 않는 동안 아무것도 벌지 못한 채 기다리다가 결국 못 참고 비싸게 삽니다.
제가 지금 하고 있는 건 단순합니다. 350달러라는 제 가격을 정해뒀고, 시장이 거기까지 오는 동안 누군가가 저에게 기다리는 값을 지불하고 있습니다.
FAQ
Q: 주가가 250달러까지 폭락하면 어떻게 되나요? A: 350달러에 매수해야 하고, 프리미엄 4달러를 감안해도 주당 약 96달러의 평가손이 발생합니다. 이게 이 전략의 실제 리스크입니다. 다만 이 손실은 '350달러에 산다'는 원래 계획을 실행했을 때와 4달러 차이일 뿐입니다. 옵션이 손실을 만든 게 아니라, 매수 판단이 만든 손실입니다.
Q: 만기 전에 주가가 350달러 아래로 내려가면 바로 배정되나요? A: 미국식 옵션은 이론상 조기 행사가 가능하지만, 실무적으로는 만기 근처에 배정되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배당락일 전후나 옵션이 깊은 내가격 상태일 때는 조기 배정 가능성이 올라갑니다. 그래서 배정돼도 괜찮은 금액만 걸어야 합니다.
Q: 프리미엄을 더 받으려면 만기를 길게 잡는 게 낫나요? A: 절대 금액은 늘지만 연환산 수익률은 대체로 떨어지고, 현금이 묶이는 기간은 길어집니다. 저는 몇 주에서 한두 달 사이를 선호합니다. 시장 상황이 바뀌었을 때 다시 판단할 기회가 자주 오는 편이 낫기 때문입니다.
Q: 초보자가 시작해도 되는 전략인가요? A: 구조 자체는 단순하지만, 전제 조건이 까다롭습니다. 해당 종목의 적정가를 직접 계산할 수 있어야 하고, 행사가에 실제로 매수할 현금이 있어야 하며, 배정됐을 때 그 주식을 몇 년 보유할 각오가 있어야 합니다. 이 셋 중 하나라도 없다면 먼저 밸류에이션 연습부터 하시길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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