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브로드컴·알파벳·아리스타: AI 칩 전쟁의 네 가지 독점
엔비디아·브로드컴·알파벳·아리스타: AI 칩 전쟁의 네 가지 독점
TL;DR AI 인프라의 메가캡 네 곳은 각기 다른 방식으로 독점을 쥐고 있다. 엔비디아는 CUDA 소프트웨어, 브로드컴은 커스텀 칩 설계, 알파벳은 자체 TPU와 클라우드, 아리스타는 오픈 이더넷이다. 조정으로 200일선까지 내려온 지금이 나의 진입 구간이다.
왜 메가캡부터 담는가
포트폴리오를 짤 때 나는 무게를 메가캡에 싣고 소형주로 갈수록 줄인다. 이유는 간단하다. 이들은 AI에서 '누가 이기든' 돈을 버는 자리에 앉아 있기 때문이다. 6월 조정에서 이들도 함께 내려왔고, 나는 가장 좋은 회사가 가장 크게 자란다고 본다.
1. 엔비디아: 진짜 해자는 칩이 아니라 소프트웨어다
엔비디아의 독점은 칩이 아니라 CUDA라는 소프트웨어에 있다. AI의 거의 모든 것이 엔비디아 플랫폼 위에서 쓰인다. 약 600만 명의 개발자가 그 위에서 개발하고, 이미 10억 개가 넘는 칩이 세상에 나가 있다. 이 락인은 경쟁자가 쉽게 깰 수 없다.
같은 전략을 여러 분야에서 반복한다는 점이 여러 시장의 독점을 동시에 만든다. 데이터센터에서 엔비디아는 칩 한 장을 파는 게 아니라 랙 전체를 하나의 컴퓨터로 판다. 네트워킹 사업만 해도 지난 1년간 세 배로 커졌다. 로봇에서는 휴머노이드가 학습하고 구동되는 플랫폼을 만들고, 양자에서는 그 기계들이 돌리는 소프트웨어를 만든다. 상위 양자 하드웨어 제조사 17곳과 9개 국립연구소가 이미 엔비디아에 연결돼 있다. AI가 이기든, 로봇이 이기든, 양자가 이기든, 결국 모두 엔비디아에 돈을 낸다.
발걸음을 멈추게 하는 숫자가 있다. 3년 새 매출이 270억 달러에서 2,150억 달러 이상으로 8배 늘었다. 그런데 주가가 오르는 동안 오히려 더 싸졌다. 이익이 주가보다 빠르게 자라면서 PER이 100배 이상에서 약 30배로 내려왔기 때문이다. 성장 대비 가격을 재는 PEG는 약 0.5에 앉아 있다. 1 이하면 성장 대비 싸다는 뜻이다. 이번 조정으로 200일선에서 과매도된 지금이, AI 경제 전체가 돌아가는 회사를 담고 싶은 자리다.
2. 브로드컴: 엔비디아를 벗어나려는 모두의 파트너
엔비디아가 모두가 돈을 내는 회사라면, 브로드컴은 그 돈을 그만 내고 싶을 때 찾는 회사다. 구글, 메타, 오픈AI, 앤트로픽이 엔비디아에서 벗어나려고 자체 AI 칩을 만들 때, 그 칩을 함께 설계하는 곳이 브로드컴이다. 게다가 그 칩들을 잇는 네트워킹까지 판다. 같은 클러스터에서 두 번 돈을 받는 구조다.
이 AI 사업은 식는 게 아니라 가속 중이다. AI 매출이 지난 분기에만 140% 넘게 늘었고, 올해 거의 세 배, 내년에 다시 거의 두 배로 가이던스가 잡혀 있다. 730억 달러 수주잔고가 이제 회사 전체의 절반에 가깝다. 무게를 짓누를 거라던 VMware 인수는 정반대였다. VMware 소프트웨어 마진이 브로드컴 칩보다 높아서(약 77% 대 58%) 오히려 혼합 마진을 끌어올렸다. 그래서 약 60배로 비싸 보여도 그건 VMware 회계가 숨긴 숫자다. 내년 이익 기준으론 약 24배, PEG는 약 0.5로 엔비디아만큼 성장 대비 싸다. 조정으로 200일선까지 내려온 지금이, 이 AI 칩 전쟁의 무기상을 담는 자리다.
3. 알파벳: 가장 싸고 가장 두들겨 맞은 메가캡
알파벳은 자체 칩 TPU를 설계해 나머지 업계가 내는 '엔비디아 세금'을 내지 않고, 그 위에 자체 제미나이 모델까지 얹는다. 핵심은 알파벳이 서로 다른 속도로 움직이는 네 개의 사업이라는 점이다.
현금창출원인 검색은 여전히 가장 크고 죽지 않았다. AI 모드가 10억 사용자를 넘고 예전엔 수익화 못 하던 질문까지 돈으로 바꾸면서, 검색 성장률이 1년 새 10%에서 19%로 거의 두 배가 됐다. 새 로켓은 구글 클라우드다. 매출이 63% 늘고 영업이익률이 약 1년 반 만에 10%대 후반에서 33%로 두 배가 됐다. 손실 사업이 진짜 이익 엔진이 된 것이다. 고객이 이미 계약한 미래 클라우드 물량은 약 4,600억 달러로, 알파벳 1년 매출보다 큰 수주잔고다. 조용히 그 아래서 유튜브는 넷플릭스보다 커졌고 미국 TV에서 가장 많이 보는 서비스가 됐다. 웨이모는 공짜 콜옵션처럼 따라온다. 이미 주당 40만 건 넘는 유료 로보택시 운행을 하는데, 2년 전의 약 10배다.
한 가지 짚을 게 있다. 지난 분기 이익은 실제보다 커 보였다. 투자에서 나온 일회성 장부상 이익이 부풀렸기 때문이다. 그걸 빼면 진짜 이익은 조금 낮다. 그래도 이 그룹에서 가장 싼 메가캡으로, 선행이익 약 24배에 PEG는 약 1.3이다. 최근 조정 뒤 가장 과매도된 이름이기도 하다. 천천히 모멘텀을 쌓고 있지만 갈 길이 멀고, 나는 딱 이 자리를 좋아한다.
4. 아리스타 네트웍스: GPU를 잇는 이더넷의 승자
아리스타는 AI 데이터센터 안에서 GPU들을 잇는 고속 스위치를 만든다. 브로드컴·구글처럼 진짜 강점은 소프트웨어다. 캠퍼스 벽장부터 거대한 AI 스파인까지 모든 아리스타 스위치가 같은 단일 운영체제를 돌리기 때문에 클라우드 대기업들이 여기에 표준을 맞춘다.
수년간 GPU를 잇는 표준은 엔비디아 독점 규격인 인피니밴드였는데, 이제 업계 전체가 그 역할을 오픈 이더넷으로 옮기고 있다. 이더넷은 아리스타의 안방이다. 메타는 2만4천 개가 넘는 GPU 클러스터를 아리스타 이더넷으로 돌려 인피니밴드와 대등함을 입증했다. 그래서 아리스타의 AI 네트워킹 매출은 작년에 두 배가 됐고 올해 다시 두 배 이상으로 가이던스가 잡혔다. 고객이 납품 전에 선불하는 구조라 이연매출이 약 60억 달러 넘게 장부에 쌓여 있다. 6년간 매출이 거의 네 배가 되는 동안 영업이익률은 30%에서 43%로 넓어졌고, 무차입에 순현금이 120억 달러가 넘는다.
유일한 걸림돌은 가격이다. 선행이익 약 44배에 PEG가 2에 가까워 이 그룹에서 가장 비싸다. 시장도 그 점을 지적했다. 아리스타가 실적을 내고 가이던스를 올렸는데도 주가가 빠졌으니 말이다. 그래서 메가캡 중 이 종목만큼은 진입가를 조금 더 따지고, 매수세가 다시 들어오는 50일선 부근을 노린다.
밸류에이션으로 정리
| 종목 | 밸류에이션 | PEG | 진입 관점 |
|---|---|---|---|
| 엔비디아 | 선행 약 30배 | ~0.5 | 200일선 과매도 |
| 브로드컴 | 내년 기준 약 24배 | ~0.5 | 200일선 |
| 알파벳 | 선행 약 24배 | ~1.3 | 가장 과매도·가장 저평가 |
| 아리스타 | 선행 약 44배 | ~2.0 | 50일선까지 기다림 |
제 결론은 이렇다. 성장 대비 가격만 보면 엔비디아와 브로드컴이 가장 매력적이고, 알파벳은 가장 싸고 가장 눌린 메가캡이라 되돌림 여지가 크다. 아리스타는 품질이 최고지만 가격이 가장 비싸, 이 종목에서만큼은 진입가를 더 깐깐하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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