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버리가 이번 분기에 베팅한 5종목, 공통점이 보인다
마이클 버리가 이번 분기에 베팅한 5종목, 공통점이 보인다
TL;DR: 마이클 버리가 이번 분기 13F에서 마이크로소프트와 페이팔을 신규 매수하고, 어도비·MSCI를 추가 매수했다. 세일즈포스는 다음 매수 후보 1순위다. 다섯 종목 모두 'AI 내러티브 피해주'라는 공통점이 있다.
마이클 버리의 13F는 분기마다 짧은 소동을 만든다. 2008년 서브프라임 공매도로 약 7억 달러를 벌고 '빅쇼트'의 주인공이 된 사람이라는 후광이 크지만, 사실 그는 그 이전에도 자기 블로그의 종목 분석으로 가치투자자들의 추종 대상이었다. 이번 분기 그가 선택한 다섯 종목을 한 줄씩 정리해보면 의외로 일관된 그림이 나온다.
1. 마이크로소프트 — 신규 매수
시가총액 3조 달러짜리 기업이 '두려움' 때문에 매수 대상에 오른다는 것 자체가 비정상적인 풍경이다. 주가는 411달러 부근까지 밀렸고, 한때 355달러까지 내려갔다. AI 인프라에 연 800억 달러를 쏟아붓는다는 capex 우려, 그리고 이 투자가 언제 회수될지에 대한 불확실성이 핵심 트리거다. 14년 전 누군가가 "마이크로소프트는 죽은 회사다"라고 했다는 일화가 다시 떠오를 수밖에 없다.
2. 페이팔 — 신규, 포트폴리오 3.5%
전고점 대비 80% 이상 빠진 종목에 포트폴리오의 3.5%를 새로 배정했다. 시가총액 약 437억 달러 기업이 작년 자유현금흐름 55억 달러를 찍었다. P/FCF가 한 자릿수 후반이다. 주가가 무너지는 동안 본업의 현금창출력은 거의 그대로였다는 뜻이다.
3. 어도비 — 비중 확대
700달러였던 주가가 255달러까지 흘러내리는 동안 버리는 보유량을 늘렸다. AI가 크리에이터 워크플로우를 잠식한다는 공포가 가장 강하게 반영된 종목이다. 매출 성장률은 두 자릿수에서 한 자릿수 후반으로 둔화됐지만, 자유현금흐름 마진은 오히려 개선되고 있다.
4. MSCI — 비중 확대
MSCI는 지수 라이선스와 ESG 데이터를 파는 사실상의 톨게이트 비즈니스다. 다만 P/FCF 30배는 다른 네 종목과 결이 다르다. 자본수익률과 마진이 워낙 좋아서 프리미엄이 정당화된다는 판단으로 보이지만, 개인적으로는 다섯 픽 중 가장 이해하기 어려운 선택이다.
5. 세일즈포스 — 다음 매수 후보
아직 사지 않았지만 리스트 상단에 올라와 있다. 어도비와 마찬가지로 'AI가 SaaS를 잡아먹는다'는 내러티브가 가장 강하게 깔린 대형주다.
다섯 종목을 관통하는 패턴
표면만 보면 다섯 종목은 산업도 다르고 멀티플도 다르다. 하지만 한 발 떨어져서 보면 일관된 셋업이 보인다.
- 모두 큰 폭 하락: 전고점 대비 30~80% 하락
- AI 내러티브 피해주: 페이팔(핀테크 경쟁), 어도비·세일즈포스(AI 대체 우려), 마이크로소프트(AI capex 부담)
- 자사주 매입 여력: 다섯 종목 모두 자유현금흐름이 견조해 저가에 자사주를 사들일 수 있는 구조
버리의 메시지는 단순하다. "공포가 펀더멘털을 추월하면, 다수와 반대로 선다." 다만 13F는 분기 종료 후 45일 시점에 공시되는 후행 데이터다. 진입가도, 매도 시점도, 비중 조정도 우리는 알 수 없다. 그가 사들였다는 사실보다 더 중요한 건 본인의 가치 추정과 마진오브세이프티를 거친 종목만 골라야 한다는 원칙이다.
FAQ
Q: 13F 공시는 얼마나 늦나요? A: 분기 종료 후 최대 45일. 이번 데이터는 2026년 3월 말 기준 보유분이라 이미 한 달 이상 시차가 있다.
Q: 다섯 종목 중 가장 '버리스러운' 픽은? A: 어도비와 페이팔. 둘 다 '시장이 공포로 과도하게 할인했다'는 전형적인 컨트래리언 셋업이다.
Q: MSCI는 왜 들어갔을까? A: 컨트래리언이라기보다 '퀄리티 컴파운더 압축'에 가깝다. 지수 비즈니스의 해자와 마진이 30배 멀티플을 정당화한다고 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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