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륭한 회사와 훌륭한 주식은 다릅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적정가를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훌륭한 회사와 훌륭한 주식은 다릅니다 — 마이크로소프트 적정가를 직접 계산해봤습니다
TL;DR 마이크로소프트의 진짜 가격은 주당 400달러가 아니라 시가총액 2조 9,500억 달러입니다. 매출 성장 7·10·13%, 마진 34·37·40%, 10년 후 배수 20·23·26배를 넣었을 때 9% 요구수익률 기준 중간값은 550달러, 15%를 요구하면 350달러가 나왔습니다. 회사가 훌륭한지 아는 것과 그 가격이 훌륭한지 아는 것은 완전히 다른 기술입니다.
진짜 가격은 400달러가 아닙니다
주가창에 뜨는 숫자부터 다시 정의하고 시작하겠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지금 주당 400달러 근처에서 거래됩니다. 하지만 그건 진짜 가격이 아닙니다. 진짜 가격은 시가총액 2조 9,500억 달러입니다. 주가는 그 값을 발행주식 수로 나눈 결과일 뿐입니다. 이 순서를 뒤집는 순간 밸류에이션 감각이 통째로 흔들립니다.
그다음 보는 게 기업가치입니다. 3조 1,500억 달러. 시가총액과의 차이 약 2,000억 달러가 순부채에 해당합니다. 큰 숫자처럼 들리지만 모든 건 상대적입니다. 이 회사는 작년에 잉여현금흐름 730억 달러를 만들어냈습니다. 설비투자로 크게 얻어맞은 상태의 잉여현금흐름으로도 3년이 안 되어 부채 전액을 갚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순이익 1,250억 달러 vs 잉여현금흐름 730억 달러
작년 순이익은 1,250억 달러였습니다. 잉여현금흐름은 730억 달러였습니다. 이 간극이 이 회사를 이해하는 첫 번째 열쇠입니다.
보통 저는 순이익이 현금흐름보다 크게 높으면 경계합니다. 이익은 장부상 조정이 가능하지만 현금은 거짓말을 잘 못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경우엔 원인이 명확합니다. 설비투자입니다.
설비투자는 잉여현금흐름을 지출한 날 전액 깎아냅니다. 반면 순이익에는 감가상각을 통해 몇 년에 걸쳐 조금씩 반영됩니다. 그러니 대규모 투자 국면에서는 이 두 숫자가 벌어지는 게 정상입니다. 문제는 그 투자가 결국 수익을 만들어내느냐인데, 그건 회계가 아니라 시간이 답해줄 질문입니다.
자본수익률, 마진, 성장률 — 사업의 체력
자본수익률은 최근 5년 평균 22%에 가깝습니다. 작년만 보면 14%인데, 이건 잉여현금흐름이 크게 꺾인 영향이 큽니다.
제가 특히 좋아하는 건 마진 추세입니다.
- 10년 평균 순이익률: 34%
- 5년 평균 순이익률: 약 37%
- 최근 1년 순이익률: 39% 이상
매출이 커지는데 그 매출에서 남기는 비율도 같이 올라가고 있습니다. 규모가 커지면 마진이 눌리는 게 일반적인데 반대로 가고 있다는 건 사업 구조가 좋다는 신호입니다.
성장도 확인해봤습니다. 지난 5년간 인수합병에 1,100억 달러를 썼습니다. 적지 않은 금액입니다. 그런데 10년·5년·3년 기준 매출 성장률이 모두 13~15% 구간입니다. 인수로 산 성장이 전부가 아니라는 뜻이고, 저는 이 부분을 높게 봅니다.
배당은 0.88%로 수익률만 보면 미미합니다. 하지만 회사 규모가 크다 보니 연간 250억 달러가 배당으로 나갑니다. 배당수익률이 낮다고 배당 부담이 가벼운 건 아니라는 좋은 예시입니다.
8개 기둥에서 6개 체크, 2개 X — X가 나쁘다는 뜻은 아닙니다
제가 쓰는 체크리스트로 보면 자본수익률, 발행주식 수, 현금흐름 성장, 순이익 성장, 매출 성장, 부채 수준까지 여섯 항목이 통과합니다.
걸린 두 항목은 5년 평균 PER과 5년 평균 주가/잉여현금흐름 배수입니다. 둘 다 밸류에이션 지표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해석 하나. X가 떴다고 회사가 비싸다는 뜻이 아닙니다. 가격이 다소 높게 매겨져 있다는 뜻이고, 매출과 이익 성장이 그걸 정당화할 수 있다면 문제가 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두 회사가 똑같이 이익의 30배에 거래되는데 하나는 연 30% 성장하고 다른 하나는 5% 성장한다면, 실제로 비싼 쪽은 5% 성장하는 회사입니다. 30% 성장하는 쪽은 시간이 갈수록 그 30배가 훨씬 싸 보이게 됩니다. PER은 그 자체로는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습니다.
애널리스트는 무엇을 기대하고 있나
제 가정을 넣기 전에 시장 컨센서스를 봤습니다.
애널리스트들은 주당순이익이 17달러에서 40달러로, 향후 7년간 2.5배 가까이 늘어난다고 봅니다. 연평균 10%를 넘는 이익 성장입니다. 매출은 3,350억 달러에서 7,600억 달러로, 역시 두 배 이상이고 연 10%를 상회하는 성장률입니다.
즉 시장은 여전히 낙관적입니다. 이 컨센서스가 제 가정의 상단 근처에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계산을 시작했습니다.
제가 넣은 가정
스토리를 다 파악한 다음에 숫자를 보라는 조언을 자주 듣습니다. 저는 반대로 합니다. 스토리와 숫자의 윤곽을 대충 잡고, 일단 계산기에 넣어봅니다. 현재 주가가 계산 결과와 비슷한 범위에 있으면 그때 시간을 더 씁니다. 400달러짜리 주식의 계산 결과가 1달러로 나온다면, 더 조사할 이유가 없습니다. 다음 회사로 넘어가면 됩니다.
제가 향후 10년에 대해 넣은 가정은 이렇습니다.
| 가정 항목 | 보수적 | 중립 | 낙관 |
|---|---|---|---|
| 연 매출 성장률 | 7% | 10% | 13% |
| 순이익률 / FCF 마진 | 34% | 37% | 40% |
| 10년 후 PER / 주가·FCF 배수 | 20배 | 23배 | 26배 |
종료 배수를 2026배로 잡은 이유를 설명하겠습니다. 시장 평균은 장기적으로 1516배 근처입니다. 하지만 좋은 회사에는 프리미엄을 지불해야 합니다. 저는 마이크로소프트를 훌륭한 회사로 보기 때문에 시장 평균보다 높은 구간을 썼습니다. 여기서 종료 배수를 30배, 35배로 올리면 원하는 답은 얼마든지 만들 수 있습니다. 그게 이런 계산이 망가지는 가장 흔한 방식입니다.
나온 숫자: 9% 기준 550달러, 15% 기준 350달러
먼저 요구수익률 9%, 안전마진 없이 계산했습니다. 이건 제가 9%만 원한다는 뜻이 아니라, 안전마진을 빼고 이 회사가 대략 얼마짜리인지를 보려는 것입니다.
| 요구수익률 | 낮은 값 | 중간 값 | 높은 값 |
|---|---|---|---|
| 9% (안전마진 없음) | 360달러 | 550달러 | 822달러 |
| 15% (제 기준) | 234달러 | 350달러 | 515달러 |
9% 기준 중간값 550달러는 현재 400달러 근처 주가에서 연 13% 정도의 수익률을 의미합니다. 배당까지 포함한 숫자입니다.
하지만 제 개인 기준은 다릅니다. 저는 부동산과 사업을 함께 운영하기 때문에, 개별 주식을 들고 가는 번거로움을 감수하려면 시장을 크게 웃도는 수익률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요구수익률을 15%로 잡았고, 그 기준에서 중간값은 350달러가 나왔습니다. 제 관심 목록에 적어둔 가격은 345달러입니다.
여기서 꼭 짚고 싶은 게 있습니다. 요구수익률은 정답이 있는 값이 아닙니다. 누군가는 12%, 누군가는 20%가 맞습니다. 개인의 상황과 그 회사에 대한 이해도에 따라 달라집니다. 다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9~10% 정도면 만족한다면 개별 주식을 살 이유가 없습니다. 저비용 인덱스 ETF를 사면 됩니다. 개별 종목은 명백하게 잘못된 가격이 붙어 있고 시장보다 훨씬 높은 수익을 기대할 수 있을 때만 사는 것이 합리적입니다.
이 계산이 실제로 해주는 일
이 계산의 가치는 정확한 미래를 맞히는 데 있지 않습니다. 애초에 10년 뒤 마진을 맞히는 사람은 없습니다.
이 계산이 해주는 일은 하나입니다. 모두가 훌륭하다고 동의하는 회사에 과하게 지불하는 것을 막아주는 것.
제가 돈을 잃으면서 배운 게 이겁니다. 회사가 훌륭한지 아는 것과, 그 가격에서 주식이 훌륭한지 아는 것은 서로 다른 기술입니다. 대부분의 투자자는 두 번째 기술을 끝내 익히지 못합니다. 아는 이름을 보고, 똑똑한 사람이 사는 걸 보고, 매수 버튼을 누릅니다. 강세장에서는 그게 통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지구상 최고의 회사를 비싸게 사서 3년, 4년, 5년을 물려 있는 일도 똑같은 방식으로 벌어집니다.
희망이나 느낌이 아니라 숫자로 붙잡을 기준이 있으면 그 실수를 대부분 피할 수 있습니다. 저는 엔비디아 적정가를 계산했을 때도 같은 절차를 밟았습니다. 회사가 바뀌어도 절차는 그대로입니다.
이 계산이 틀릴 수 있는 지점
마지막으로 제 계산의 약점을 스스로 짚겠습니다.
첫째, 마진 가정입니다. 34~40% 구간은 과거 10년 실적에 근거했지만, 지금은 사상 최대 규모의 설비투자 국면입니다. 감가상각비가 본격적으로 손익계산서에 반영되기 시작하면 마진이 이 구간 하단 아래로 내려갈 수도 있습니다.
둘째, 종료 배수입니다. 10년 뒤 시장이 이 회사에 20~26배를 매겨줄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성장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으면 15배도 나올 수 있습니다. 종료 배수는 밸류에이션 결과를 가장 크게 흔드는 변수인데, 동시에 가장 근거 없이 정하기 쉬운 변수이기도 합니다.
셋째, 성장률입니다. 7~13% 구간은 애널리스트 컨센서스와 과거 실적 사이에 놓았습니다. 하지만 클라우드 시장이 성숙하고 경쟁이 가격을 누르면 하단조차 낙관일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만 어긋나도 350달러라는 제 숫자는 달라집니다. 그래서 이건 정답이 아니라 제 가정에 근거한 기준선입니다. 여러분의 가정을 넣으면 다른 숫자가 나올 것이고, 그게 정상입니다. 중요한 건 숫자를 갖고 있는 것 자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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