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500이 닷컴 버블 직전보다 비싸다 — 잃어버린 10년의 리스크

S&P 500이 닷컴 버블 직전보다 비싸다 — 잃어버린 10년의 리스크

S&P 500이 닷컴 버블 직전보다 비싸다 — 잃어버린 10년의 리스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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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DR 버핏 지수와 CAPE 비율이 역사상 최고 수준에 근접하면서, S&P 500이 향후 10년간 실질 수익을 거의 내지 못할 위험이 커졌습니다. 시장/GDP 비율은 역사 평균 대비 약 140% 고평가 상태이며, 이 구간에 진입했을 때 과거 10년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였습니다.

S&P 500은 지금 닷컴 붕괴 직전보다 비싸다

제가 최근 데이터를 다시 뜯어보고 내린 결론부터 말하면, S&P 500은 지금 2000년 닷컴 붕괴 직전보다도 비쌉니다.

오해는 마세요. 저는 S&P 500을 폄하하려는 게 아닙니다. 미국 시가총액 상위 500개 기업을 담은 이 지수는 인류가 만든 가장 훌륭한 부(富) 축적 도구 중 하나입니다. 워런 버핏을 포함한 거의 모든 가치투자자가 평범한 사람들에게 "그냥 사서 평생 묻어둬라"라고 권해온 대상이죠. 대부분의 사람에게, 대부분의 시기에 이건 여전히 훌륭한 전략입니다.

문제는 '지금'입니다. 지금은 그 대부분의 시기가 아닙니다.

투자에서 가장 중요한 단 하나의 규칙은 이겁니다. 당신이 지불한 가격이 당신이 얻을 수익을 결정한다. 아무리 훌륭한 기업이라도 비싸게 사면 미래 수익은 빈약해지고, 아무리 평범한 자산이라도 싸게 사면 미래 수익은 좋아집니다. 그리고 지금 우리는 역사상 손꼽히게 비싼 밸류에이션에서 사라는 이야기를 듣고 있습니다.

버핏 지수와 CAPE, 두 개의 측정자

시장이 비싼지 판단하는 대표적인 잣대는 두 가지입니다.

첫째는 버핏 지수입니다. 전체 주식시장의 시가총액을 미국 경제 규모(GDP)와 비교하는 지표죠. 지금 이 지표는 사실상 역사상 최고 수준입니다.

둘째는 CAPE(경기조정 주가수익비율), 즉 10년치 실적을 반영한 장기 PER입니다. 이 역시 역사상 최고 구간에 근접해 있습니다.

두 지표가 동시에 역사적 극단을 가리키고 있다는 게 핵심입니다. 그리고 이건 저 혼자만의 주장이 아닙니다. 폴 튜더 존스는 최근 "PER 22배에 S&P를 사면 향후 10년 수익률은 마이너스"라고 못 박았습니다. 역사가 그렇게 보여준다는 거죠.

오크트리 캐피털의 하워드 막스도 최근 메모에서 똑같은 통계를 인용했습니다. JP모건이 공개한 그래프에 따르면, 1987년부터 2014년까지의 데이터에서 S&P 500을 이듬해 예상 EPS의 23배에 샀을 경우, 그 이후 10년간 연평균 수익률은 매번 +2%에서 -2% 사이에 머물렀습니다. PER 히스토리가 유효하다면, 지금 S&P의 앞날에 그리 좋은 신호는 아닙니다.

우리는 이미 이 영화를 봤다

이게 이론이 아니라 실제로 벌어졌던 일이라는 걸 강조하고 싶습니다.

2000년부터 2012년까지, S&P 500은 사실상 제자리걸음이었습니다. 이른바 '잃어버린 10년'이죠. 나스닥(QQQ)은 더 심했습니다. 무려 16년간 횡보했습니다. 2000년 당시 QQQ는 반드시 들고 있어야 할 투자처였습니다. 인터넷이 세상을 바꾸고 있었으니까요. 그런데 그 명백한 성장 스토리가 16년의 정체로 이어졌습니다.

지금 조용히 우려하는 사람들이 걱정하는 게 바로 이 시나리오입니다. 성장 스토리가 틀려서가 아니라, 시작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입니다.

시장/GDP 비율이 예고하는 수익률

제가 100년치 시장/GDP 데이터를 저평가부터 고평가까지 정렬해봤습니다. 참고로 아래 수익률에는 배당이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역사적으로 배당은 연 3~3.5% 정도를 더해줬습니다(최근엔 그보다 낮습니다).

시작 시점의 고평가/저평가 상태이후 10년 연평균 수익률(배당 제외)
30% 이상 저평가+10.7%
저평가+9.0%
적정+2.1%
고평가-1.2%
크게 고평가-2.0%
50% 이상 고평가-2.4%

역사적 10년 평균 수익률은 약 6.4%입니다. 그런데 지금 우리는 이 표의 어디쯤 있을까요? 역사 평균 대비 약 140% 고평가 상태입니다. 표의 맨 아래, 마이너스 구간을 한참 지나쳐 있는 셈입니다.

반론, 그리고 제 입장

물론 반론도 있습니다. 이 기업들이 해외에서 워낙 많은 돈을 버니까 시장/GDP 비율이 예전만큼 의미 없다는 주장이죠. 저도 그 논리를 이해합니다. 일리가 있습니다.

하지만 그게 정말 140% 고평가를 정당화할까요? 제 솔직한 생각은, 우리가 시장이 엄청나게 비싸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어서 자꾸 이유를 만들어내는 쪽에 가깝다는 겁니다.

한 가지 정직하게 고백하자면, 저는 이 시장이 고평가라고 약 4년간 말해왔고, 그동안 시장은 계속 올랐습니다. 밸류에이션은 타이밍 도구가 아닙니다. "비싸다"는 판단이 "내일 떨어진다"를 뜻하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것은 향후 10년의 기대수익률을 낮춘다는 뜻입니다. 오늘의 시장은 2009년보다 2000년에 훨씬 가깝습니다. 역사가 조금이라도 반복된다면, 지금 비싼 지수에 모든 걸 거는 것은 신중하게 다시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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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교 Finance & Economics 전공. 증권사 리포트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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