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론의 진짜 가치는 얼마인가? 강세·약세 두 시나리오로 계산해봤습니다
마이크론의 진짜 가치는 얼마인가? 강세·약세 두 시나리오로 계산해봤습니다
마이크론은 지금 얼마에 사야 맞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저는 지금 마이크론을 사지 않습니다. 강세 시나리오와 약세 시나리오의 적정가 격차가 너무 커서, 10년 뒤 이 회사가 얼마를 벌지 '합리적으로' 짚을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품질이 아니라 예측 가능성의 문제입니다.
이 회사가 나쁘다는 게 아닙니다. 오히려 반대입니다. 문제는 가격을 정당화하려면 10년치 현금흐름을 그려야 하는데, 그 그림이 강세냐 약세냐에 따라 완전히 달라진다는 데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두 가지를 다 계산해봤습니다.
먼저 회사 자체를 점검했습니다
시가총액은 약 1.2조 달러, 기업가치(EV)도 거의 같습니다. 둘이 비슷하다는 건 순부채가 사실상 없다는 뜻이고, 재무구조는 매우 건강합니다.
잉여현금흐름은 지난 1년 316억 달러. 다만 5년 평균은 64억 달러로 훨씬 낮습니다. 공장과 장비에 막대한 자본적 지출(CapEx)을 쏟고 있다는 신호죠.
수익성과 성장성은 화려합니다.
- 순이익률: 10년 평균 29.7%, 5년 31.7%, 최근 1년 56%
- 매출 성장률: 10년 21.5%, 5년 28%, 최근 3년 70%
딱 하나 걸리는 게 있습니다. 자본 대비 수익률(ROIC)이 낮습니다. 현금흐름과 순이익이 폭발적으로 늘었는데도, 그만큼의 돈을 사업에 밀어넣어야 그 이익이 나온다는 뜻입니다. 저는 이 지점이 계속 마음에 걸립니다.
강세 시나리오: 그래도 지금이 싸다
10년 분석으로 낙관적인 가정을 넣어봤습니다.
- 매출 성장률: 연 20 / 25 / 30%
- 순이익률: 35 / 45 / 55%
- 10년 후 적용 P/E: 20 / 23 / 26배
- 요구수익률: 9% (안전마진 없이 '가치' 자체를 봄)
현재 주가 약 1,044달러 기준으로 나온 결과는 이렇습니다. 낮은 값 약 1,850달러, 중간값 약 3,900달러, 높은 값 약 7,600달러. 이 가정이 맞다면 지금 주가에서도 향후 10년 연 16~35% 수익이 가능하다는 계산입니다.
약세 시나리오: 사이클로 돌아간다
이번엔 마이크론이 정상 궤도로 회귀한다고 봤습니다.
- 순이익률: 7 / 12 / 17%
- 매출 성장률: 20 / 25 / 30%
- P/E: 15 / 18 / 21배 (여전히 고품질 기업이니까)
- 요구수익률: 9%
참고로 이건 진짜 약세도 아닙니다. 순이익률 7%라도 매출은 10년간 두 배가 되는 가정이니까요. 그런데도 결과는 확 달라집니다. 낮은 값 약 320달러, 중간값 약 670달러, 높은 값 약 1,300달러.
격차가 모든 걸 말해줍니다
같은 회사인데 중간값이 670달러와 3,900달러입니다. 거의 6배 차이. 이게 제가 결정을 못 내리는 이유입니다.
워런 버핏은 이렇게 말합니다. '10년 뒤 그 회사가 얼마를 벌지 합리적으로 판단할 수 없으면, 나는 사지 않는다.' 이 기준대로면 버핏은 지금 마이크론을 패스합니다. 그리고 저도 패스합니다. 어느 시나리오가 더 맞을지 확신이 안 서는데, 맞기를 기도하며 살 수는 없으니까요.
애널리스트 추정치도 이 딜레마를 보여줍니다. 올해 EPS 60달러가 4년 뒤 30달러로 반토막 나는데, 매출은 거의 횡보로 봅니다. 매출은 그대로인데 이익만 준다? 이유는 하나, 총이익률이 지금 수준을 못 지킨다고 보는 겁니다. 왜 가격이 이익보다 중요한지는 주가가 이익보다 중요한 이유에서 더 풀어놨습니다.
그래서 제 결론은
마이크론은 품질 면에서 의심의 여지가 없는 훌륭한 기업입니다. 하지만 세상에서 가장 좋은 회사라도 잘못된 가격에 사면 나쁜 투자가 됩니다. 이게 제 원칙 투자 다섯 번째 계명입니다. 좋은 이야기도 잘못된 가격을 지불하면 나쁜 투자가 된다. 그래서 저는 서두르지 않고, 더 차분한 시점을 기다리겠습니다. 밸류에이션을 더 깊이 뜯어본 마이크론 적정가 분석도 함께 보시길 권합니다.
FAQ
Q: 강세와 약세 중간값이 왜 이렇게 차이가 나나요?
A: 가정의 대부분이 총이익률에서 갈립니다. 강세는 3555% 순이익률을, 약세는 717%를 가정합니다. 10년을 복리로 굴리면 이 차이가 6배 격차로 벌어집니다.
Q: 그럼 마이크론은 사면 안 되는 주식인가요?
A: 아닙니다. '지금 제 기준으로는' 예측 가능성이 낮아 패스한다는 것뿐입니다. 사이클이 정말 깨졌다는 확신이 서는 투자자에겐 강세 시나리오가 매력적일 수 있습니다. 결국 각자의 확신과 요구수익률의 문제입니다.
Q: 9% 요구수익률은 무슨 의미인가요?
A: 제가 이 투자에서 기대하는 최소 연 수익률입니다. 낮게 잡을수록 더 비싼 가격을 정당화하게 됩니다. 그냥 9~10%면 되는 분은 저비용 ETF가 더 합리적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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