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리가 담은 9개 종목 총정리: 페이팔·어도비·알리바바부터 삼성전자 미스터리까지

버리가 담은 9개 종목 총정리: 페이팔·어도비·알리바바부터 삼성전자 미스터리까지

버리가 담은 9개 종목 총정리: 페이팔·어도비·알리바바부터 삼성전자 미스터리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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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리가 담은 9개 종목, 공통점은 '적자'가 아니라 '소외'다

버리의 매수 리스트를 처음 보면 통일성이 없어 보인다. 결제, 크리에이티브 소프트웨어, 중남미 이커머스, 요가복, 동물약품, 중국 빅테크… 업종이 제각각이다. 하지만 하나의 실이 전부를 꿰뚫는다 — 사업이 무너져서가 아니라 'AI 스토리가 없어서' 두들겨 맞은 회사들이라는 점.

하나씩 보자. 참고로 나 역시 이 중 페이팔·어도비·알리바바를 보유 중이며, 아래는 매수 추천이 아니라 각 종목을 보는 '틀'이다.

1. 페이팔(PayPal) — "장례식은 치렀는데 시신이 없다"

페이팔은 올해 약 24% 하락했지만 버리는 팔지 않고 오히려 비중을 늘렸다. 그가 남긴 말이 압권이다. "시장은 몇 년째 페이팔의 장례를 치러왔지만, 아직 시신은 나타나지 않았다." 모두가 페이팔이 죽었다고 행동하는데, 정작 관 속엔 시신이 없다는 것이다. 근거는 두 가지 — 잉여현금흐름을 쏟아부어 자사주를 사들이고 있다는 점, 그리고 2026~2027년에 걸쳐 실적에 반영될 마진 개선 프로그램. 애플페이·스트라이프·블록이 실질적 경쟁자인 건 그도 안다. 다만 그 이야기는 이미 주가에 차고 넘치게 반영됐다고 본다.

2. 어도비(Adobe) — 42% 빠진 '명백한 딥밸류'

어도비는 올해만 42% 하락했다. 포토샵과 크리에이티브 클라우드를 가진, 지구상에서 가장 깊이 침투한 소프트웨어 기업 중 하나가 반토막 났다. 이유는 하나 — AI가 어도비의 밥그릇을 빼앗을 거라는 공포다. 버리는 정반대로 본다. 그는 이를 '명백한 딥밸류 기회'라 부르며 실적 발표 후 7% 급락한 199.59달러에 추가 매수했다. 회사는 실적과 이익을 모두 상회하고 연간 가이던스를 올렸지만, 프리미엄 모델 확대와 가격 인상 연기를 언급하자 투자자들이 패닉에 빠졌다. 매출총이익률은 89.4%로 사상 최고에 근접해 있고, 지난 분기 AI 매출은 세 배로 늘었다. 나 역시 버리에게 동의한다.

3. 메르카도리브레(MercadoLibre) — 라틴아메리카의 아마존

이커머스, 결제, 물류를 모두 쥔 '라틴아메리카의 아마존'이다. 올해 21% 넘게 빠졌고, 버리는 1,500달러 중반대에서 비중을 늘리며 '해외 노출 때문에 할인받는 명백한 장기 승자'라 평했다. 미국 주식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관심에서 밀려 싸졌다는 것 — 다시 고래 낙하다.

4. 룰루레몬(Lululemon) — 아무도 안 쳐다보는 애슬레저

올해 40% 넘게 하락. 버리는 약 120달러 부근에서 풀 포지션을 구축했다. 테크도 소프트웨어도 아닌 애슬레저 리테일 브랜드로, AI 열풍 속에서 완전히 뒤처졌다. 최근 한 달간 어떤 애널리스트도 상향하지 않았고, 아무도 이야기하지 않는다 — 정확히 버리가 찾는 상황이다.

5. 조에티스(Zoetis) — 동물약품이라는 '치기 좋은 공'

반려동물과 가축용 의약품·백신을 만드는 회사로, 배당까지 준다. AI와도 테크와도 무관하다. 버리는 이를 버핏이 말하는 '치기 좋은 공(fat pitch)' — 인내만 있으면 되는 명백한 기회 — 에 빗댔다. 2026년 가이던스를 둘러싼 소송·부정 조사 이슈가 있음에도 매수했다는 건, 그 소음을 걷어내고 장기 사업은 여전히 좋다고 판단했다는 뜻이다.

6. 알리바바(Alibaba) — 뉴스는 주가를 따라온다

이미 보유하던 중국 이커머스·테크 공룡에 추가 매수했다. 수년간 규제 압박과 지정학 우려로 얻어맞았다. 하지만 그 문제들은 늘 거기 있었다. 주가가 크게 빠지자 뉴스가 주가를 뒤따랐고, 그제서야 사람들이 이미 있던 이슈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논리는 같다 — 좋은 사업, 시장의 외면, 싼 가격.

7. 비바 시스템즈(Veeva) — "세일즈포스 위협은 과장됐다"

제약·바이오를 위한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기업이다. 버리는 159.05달러에 매수했고 주가는 올해 30% 가까이 빠졌다. 그의 논리는 단순하다 — PER과 PSR이 역사적 수준을 한참 밑돈다는 것. 세일즈포스가 위협이라는 시장의 우려에 대해 그는 정면으로 반박한다. "세일즈포스 위협은 사업의 극히 일부에만 해당하며, 그 의미가 크게 과장됐다." 17배 선행 PER은 소프트웨어 동종 대비 낮고, Vault CRM 플랫폼의 도입도 견조하다.

8. 삼성전자 & 미스터리 종목 — '유형자산 장부가'라는 단순한 규칙

6월 8일 버리는 삼성전자에 관한 글을 올렸다. 규칙은 단순하다 — 주가가 주당 유형자산 장부가치(회사의 유형자산 가치)까지 떨어지면 그냥 산다. 더 이상의 분석은 필요 없다는 것. 그는 이 셋업이 지난 30년간 삼성에서 여덟 번 나타났고 매번 통했다고 말한다. 실제로 2025년 초 삼성을 매수해 상위 3대 보유 종목으로 만들었다. 그리고 지금 미국 주식 중에도 이와 견줄 기회가 있다고 했지만, 이름은 밝히지 않았다 — 그게 바로 미스터리다.

정리: 공포가 펀더멘털보다 멀리 갔다

다섯 개든 아홉 개든, 이 종목들의 공통점은 하나로 수렴한다. 버리는 '공포가 펀더멘털이 정당화하는 것보다 훨씬 멀리 갔다'에 베팅하고 있다. 하지만 나는 이 리스트를 종목 추천으로 읽지 않는다. 각각을 내 기준으로 뜯어봤을 때 숫자가 말이 되는지가 전부다. 그게 투자와 도박의 차이다.

FAQ

Q: 버리가 샀으니 나도 따라 사면 되나요? A: 아니다. 버리를 맹목적으로 복사하는 것과, 스토리도 모른 채 사이드라인에서 구경만 하는 것 — 둘 다 돈을 잃는 길이다. 그가 하는 진짜 일은 30~40% 빠진 회사를 스스로 가치평가한 뒤, 원하는 가격이 올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다.

Q: 페이팔·어도비는 정말 죽어가는 회사 아닌가요? A: 이름을 가리고 분기별 매출 추이만 보면 오히려 성장하는 회사처럼 보인다. '죽어간다'는 서사는 경쟁 우려에서 나왔지만, 매출과 잉여현금흐름의 실제 궤적은 그 서사와 어긋난다. 판단은 숫자로 하는 게 맞다.

Q: 삼성전자 미스터리 종목은 뭔가요? A: 버리는 삼성과 유사하게 '유형자산 장부가 부근'에 도달한 미국 종목이 있다고만 밝혔을 뿐,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현재로선 추정만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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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학교 Finance & Economics 전공. 증권사 리포트 분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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